한 관광객 여성이 이탈리아의 대성당 앞에서 발가벗은 채 기념사진을 촬영해 논란이 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말피 경찰은 지난 17일 대성당 앞에서 누드 사진을 촬영한 것과 관련해 관광객 3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오전 7시30분께 이탈리아 서부 해안 캄파니아주에 위치한 아말피 대성당 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다. 이 성당은 9세기에 건축된 유서 깊은 곳으로, 사도 안드레아의 유해가 안치되어 있다.
성당 앞 청동문에 이르자 관광객 중 한 여성이 옷을 벗었고 그의 일행은 발가벗은 여성의 모습을 촬영하기 시작했다. 여성은 붉은 천으로만 몸을 조금씩 가리면서 포즈를 취했다. 일행은 여성을 둘러싼 천의 모양이 잘 나오도록 조정하는 등 촬영을 도와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관광객들의 촬영이 허가 없이 진행됐다. 아마추어 촬영으로 보인다”고 전하면서 관광객들을 ‘공공장소 외설’ 혐의로 검찰에 기소했다고 밝혔다. 유죄가 확정되면 이들은 최대 3만 유로(약 422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경찰은 이들에게 사진을 유포하지 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누드 촬영을 진행한 여성은 경찰에 ‘단순히 여행을 추억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은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아말피 노티지에는 보도했다. 관광객의 국적은 캐나다와 영국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지 주민들은 이 소식에 크게 충격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찍은 한 현지 여성은 “미쳤다, 성당에서 벌거벗은 채로”라며 탄식하기도 했다.
아말피에 거주하는 미술사학자 로라 테이어는 CNN에 “대성당은 숭배의 장소이자 아말피의 정신과 매우 가까운 곳”이라며 “그곳은 현지 역사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사진이 찍힌) 청동문의 역사는 아말피 공화국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성당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그 문은 행진과 결혼, 장례식 등 삶의 순간들과 연관된 것이었다”고 덧붙이면서 “그것이 아름답지만, 단순한 배경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가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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