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방’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전 참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이 대규모 러시아군을 자국에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1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루카셴코 대통령은 이날 자국 군사·안보 분야 고위 관료들과의 회의에서 “1000명보다 훨씬 많은 러시아군이 벨라루스에 배치될 것”이라며 “조만간 이들을 필요한 곳에 배치할 준비를 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별다른 근거 없이 “우크라이나가 벨라루스 국경 남쪽에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이달 초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만나 양국의 합동 부대 구성 및 배치에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루카셴코 대통령이 자세한 계획은 밝히지 않아 실제 부대 운용 계획에 대해 여러 추측이 나온다. 벨라루스가 러시아를 돕기 위해 자국군을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려는 계획의 일부라는 해석, 최근 러시아가 부분동원령을 통해 모집한 자국 군인들을 벨라루스에 배치할 것이라는 해석 등이다. 벨라루스는 이미 러시아군의 ‘후방 기지’처럼 사용되고 있다. 러시아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벨라루스에 수만 명의 병력을 집결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현재도 수백 명의 병력이 벨라루스에 주둔하며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공격을 하고 있다.
NYT는 벨라루스의 참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이 러시아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28년간의 장기 집권을 이어가는 가운데 러시아의 참전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폴란드에 망명 중인 벨라루스의 한 정치분석가는 “루카셴코가 실제로 우크라이나에 자국 군대를 보내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지만 그에게는 진정한 선택권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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