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의 일본 출신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8·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3000만 달러 사나이' 별명을 얻게 됐다.
MLB닷컴과 ESPN 등 미국 언론은 오타니가 에인절스 구단과 연봉 조정을 피해 2023년 1년 간 3000만 달러(약 432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2일(한국 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연봉 조정신청 자격을 지닌 선수가 한 계약 중 역대 최대 규모로, 오타니는 2020년 1월 무키 베츠(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할 때 세운 이 부문 종전 최고 기록(2700만 달러)을 가볍게 넘어섰다. 올해 550만 달러인 오타니의 연봉은 내년에는 5.45배로 오른다.
2018년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빅리그에 데뷔한 오타니는 내년 시즌 후에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만질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투타를 겸업하며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오타니는 빅리그에서도 투수와 타자로 동시에 눈부신 성적을 내 '21세기에 환생한 베이브 루스'라는 평가를 넘어 독보적인 행보를 이어간다.
지난해 타자로 홈런 46방에 100타점과 도루 26개를 기록하고 투수로는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둬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한 오타니는 올해에는 더욱 진화한 성적을 냈다. 타자로 홈런 34개, 타점 94개를 올려 각각 리그 4위, 7위를 달린 오타니는 투수로는 리그 다승 4위(15승 8패), 평균자책점 4위(2.35), 탈삼진 3위(213개)에 올랐다.
다승과 탈삼진은 빅리그 진출 이래 한 시즌 최소이며 1이닝만 보태면 정규 이닝(162이닝)도 달성한다. 투타 주요 개인 타이틀에서 모두 상위권을 질주하는 오타니는 61년 만에 아메리칸리그 시즌 최다 홈런(61개) 타이 기록을 내고 리그 타격 3관왕을 노리는 에런 저지(30·뉴욕 양키스)와 리그 MVP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오타니는 올해 30홈런-200탈삼진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를 메이저리그에 세웠고 1918년 베이브 루스(13승-11홈런)에 이어 104년 만에 단일 시즌에 10승-10홈런을 동시에 이룬 역대 두 번째 선수라는 진기록도 남겼다.
올해 6월 22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경기에서는 타자로 홈런 두 방을 쳐 무려 8타점을 쓸어 담았고 이튿날에는 투수로 등판해 8이닝 동안 삼진을 13개나 솎아 내며 승리를 안았다. 두 경기 연속 타자로 8타점에 투수로 13탈삼진을 기록한 선수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역사에서 최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