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신 차리시라”라고 쓴소리했던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대통령실이나 우리 당은 국민을 개돼지로 취급하는 코미디 같은 일을 당장 중단하라”며 또 일침을 가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대구 경북대학교에서 특강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온 국민이 지금 청력 테스트를 하는 상황이다. 먹고 살기가 얼마나 힘든데 국민이 얼마나 기가 막히겠나. 이 문제에 대해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로 중요한 임기 초반에 시간을 허비하는 게 너무 답답하다”며 “대통령이 잘하고 우리 당도 잘해야 총선에 희망이 있는건데 이대로 가면 총선은 뻔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임기 초반 국민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국민의 지지를 받기 위해서는 국민이 신뢰할 만한 태도와 자세를 대통령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이준석 전 대표 징계를 둘러싼 당내 갈등과 관련해 “이 전 대표의 사퇴는 처음부터 잘못됐다. 그 배후에 대통령이 있는 거 아니냐는 의심을 받는 지경까지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 상납 의혹이 작년 12월에 불거졌는데 정리하려면 그때 정리를 했어야지,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때 실컷 이용하고 이제와 제거하니 얼마나 무례한 일이냐”고 말했다.
또 “윤리위가 만약 '양두구육'이라는 네 글자로 이 전 대표를 제명하거나 탈당 권유를 하면 세상 사람들이 웃지 않겠나”며 “대통령 막말 두고 온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운데 대통령 막말은 괜찮고 사자성어는 안 되냐, 너무나 코미디 같은 일”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차기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며 일단 선을 그었다. 유 전 의원은 전당대회 출마에 대해 “정해진 게 전혀 없다”면서도 “한 가지 분명한 건 나라를 위해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꼭 하겠다는 것”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지역에서 국민의힘 대표 적합도 1위에 올랐다는 여론조사 결과에는 “그게 제일 반갑다. 우리 당에 대한 신뢰가 너무 약한 상태라 저에 대한 기대가 나타난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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