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신도림역 인근 도림천 횡단보도에서 전동킥보드와 충돌한 남성이 하반신 마비 위험에 처했다.
28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지난 24일 오전 8시께 신도림역 대림유수지 인근 도림천 운동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남성이 전동킥보드와 충돌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조사 중이라 밝혔다. 전동킥보드를 운행하던 남성은 충돌 직후 현장을 빠르게 이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피해자의 자녀가 온라인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인터넷상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전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도림역 전동킥보드 뺑소니 사고’라는 제목으로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저희 아버지를 전동킥보드로 치고 달아난 뺑소니범 목격자를 찾는다”라며 “아버지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달려오는 전동킥보드와 충돌 후 정신을 잃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사고로 저희 아버지는 목뼈에 금이 가고 좌측 쇄골이 골절됐으며 좌측 이마가 찢어지고 두개골에 금이 갔다. 또 앞니가 깨졌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아버지는 목뼈 손상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가 우려되는 심각한 상황이다.
A씨는 “움직이지도 못하는 저희 아버지를 볼 때마다 너무 속상하고 너무 분하다”라며 “저희 가족은 뺑소니범을 잡지 못할까봐 답답하고 초조한 심경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당시 지나가던 시민들 중에는 아버지를 보고 “정신차리라”며 마스크로 지혈을 시켜준 사람도 있었고, 가해자가 킥보드를 버리고 도망가자 “저놈 잡아라”하며 소리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A씨는 “사고를 목격하신 분은 꼭 연락해주시길 바란다. 사례도 꼭 하겠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A씨는 글과 함께 아버지가 사고를 당한 당시 도림천 횡단보도의 사진을 올렸다. 경계석 부근에 남아있는 핏자국 얼룩이 당시 상황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한편 충돌 사고를 일으킨 전동킥보드는 공유플랫폼 소유가 아니라 개인 소유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뺑소니 사고가 접수돼 출동했던 것은 맞다”라며 “그 외의 사항은 수사 중이어서 말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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