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발전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놓고 국회에서 여야가 격돌했다. 여당은 국무조정실에서 발표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태양광발전과 관련된 비리를 엄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은 세계적인 ‘RE100’ 확대 추세를 거론하며 재생에너지발전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통과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부족하다는 여야의 지적에 한덕수 국무총리가 사과하기도 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현재 320개가 넘는 글로벌 기업들이 RE100에 가입했다. 급기야 삼성전자도 참여를 선언한 상황”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김 의원은 “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RE100을 실현하려면 현재 생산되는 재생에너지의 2배가 필요하다고 한다”며 “삼성전자의 RE100 참여가 (재생에너지 생산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에게 “재생에너지 수요가 앞으로 급증할 텐데 감당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한 총리는 “정부의 방침은 재생에너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기저 전력으로서 원자력발전과 함께 재생에너지도 함께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총리는 “2030년이면 재생에너지 생산 설비용량이 현재의 2배에 달할 것”이라며 “국제적 흐름을 면밀히 살피며 설비용량이 부족하지 않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반면 여권은 문재인 정부 당시 태양광발전을 무리하게 확장하며 발생한 문제점을 부각했다.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무분별한 태양광발전소 보급 사업에 상당한 비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무조정실의 표본조사만으로도 2000억 원 가까운 비리가 적발됐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국내 태양광발전소 보급 과정에서 중국산 업체의 점유율이 급증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국내 산업 보호도 주문했다. 홍 의원의 질의에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은 “국무조정실의 조사 결과를 공유받아 불합리한 사항은 발본색원하겠다”며 “국내 산업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대정부 질문에서는 미국 IRA에 대한 정부의 대응 부족과 관련해 한 총리가 직접 사과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김 의원은 “‘더 나은 재건(Build Back Better)’ 법안 상태에서 IRA로 전환되던 당시에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을 보면 아무도 몰랐다”며 “전방위적 노력이 필요했는데 정부의 긴장감이 떨어진 것이 아니냐”고 한 총리를 몰아세웠다. 그러자 한 총리는 “이 문제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정부로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야당은 법인세 감세와 지역화폐 예산 삭감 등 정부 정책에 날을 세웠다. 김수홍 민주당 의원은 “우리 경제구조는 대기업에 집중돼 있어 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부자 감세를 하는 다른 선진국이 있느냐”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질문했다. 추 경제부총리는 “법인세 부담 경감은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위한 것”이라며 “대부분의 나라가 지난 10년 동안 법인세를 내렸다”고 반박했다. 이동주 민주당 의원은 지역화폐 예산 삭감을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화폐의 매출 증대 효과가 확실하다”며 “제도를 발전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추 부총리는 “정부는 지역화폐의 효과가 없다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 차원에서 하지 않고 지역 단위에서 지자체가 알아서 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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