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19일(현지시각) 영면에 들었다. 이날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된 여왕의 장례식에선 왕위를 계승한 찰스 3세가 어머니의 관 위에 친필 편지를 올려놓은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안치된 여왕의 관 위에 꽃과 왕관, 왕권을 상징하는 홀(笏·scepter)과 보주(Orb)와 함께 찰스 3세의 카드가 놓여 있었다.
찰스 3세가 친필로 쓴 카드에는 “애정 어리고 헌신적인 기억을 담아, 찰스 R.”이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R’은 라틴어로 왕(Rex)을 뜻한다.
이날 찰스 3세는 74세 고령의 나이에도 흐트러짐 없는 꼿꼿한 모습으로 어머니의 영면을 배웅했다.
찰스 3세는 웨스터민스터홀에서 웨스터민스터 사원, 웰링턴 아치까지 이어진 2시간 가까운 운구 행렬을 걸어서 따랐다.
중계 카메라에 잡힌 찰스 3세의 표정은 시종일관 엄숙함과 침울함을 오갔다. 장례식에선 눈시울이 붉어진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DPA통신은 영국 국가 제창 당시 찰스 국왕이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잡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여왕의 관을 따라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입장하면서도 눈시울에 눈물이 맺혀 있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날 여왕의 관은 전용 영구차에 실려 약 40㎞ 떨어진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에 도착했다.
이곳에선 여왕의 70년 통치 종식을 알리는 의식이 행해졌다.
홀과 보주가 관에서 내려졌고 왕실 살림을 책임지는 체임벌린 경이 지팡이를 부러뜨려 관 위에 올리는 의식을 거행하며 여왕을 위한 복무가 끝났음을 알렸다.
마지막으로 여왕은 윈저 왕실 일가만이 모인 가운데 지난해 4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 곁에서 영면에 들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