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영입인재 1호’로 발탁됐다가 사생활 논란으로 사임한 조동연 전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혼외자 논란이 불거진 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고 그 후에도 몇 차례 자살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조씨는 1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정계에 발을 담근 것은 내 결정이었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정말 화가 났다”며 “내 가족과 아이들이 힘든 일을 많이 겪었다. 아이들은 아이들만의 미래가 있고, 나는 엄마로서 그들을 보호하고 싶었다”고 그동안의 심경을 밝혔다.
이어 “어느 날 아이들이 내게 ‘무엇을 했든 괜찮다’고 말해줬다”며 “그 말이 내 생명을 구해줬다”고 덧붙였다.
군 장교 출신의 워킹맘 조씨는 지난해 11월 말 이재명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에 발탁된 직후 가로세로연구소(가세연) 등을 중심으로 혼외자 논란이 제기되자 사흘 만에 사임했다.
그는 사임 직후 자신의 아이가 결혼 생활 중 혼외자가 아닌 성폭행을 당해 원치 않은 임신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 가세연과 강용석 변호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가디언은 이 인터뷰 기사에 대해 ‘한국의 정치 스캔들의 끔찍한 대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씨의 사례가 한국 사회의 성 차별 문제에 대한 관심도 촉발했다며 조씨가 공인의 사생활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한국 사회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려 이번 인터뷰에 응했다고 전했다.
조씨는 자신의 경험을 다른 여성들을 돕는 데 사용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건 나에게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불과 몇 달 전 한 여성 부사관이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했다. 나는 거의 매일 비슷한 사건들을 목격했지만 모두 은폐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는 공인, 연예인 등 유명인사들에 대한 기대가 매우 높다”며 “아마도 10년, 20년 후에는 사람들의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내게 일어난 일이 그런 변화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씨는 앞으로 강의를 계속하고 언젠가는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펴낼 것이라는 계획도 밝혔다. 그러면서도 한국에서 자녀들을 양육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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