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한 고급 상점가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물건이 도난을 당한 가운데 보안요원들이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포스트 최근 보도에 따르면, 8월 16일 뉴욕 맨해튼 14번가와 9번가에 위치한 프리미엄 스포츠웨어 브랜드 ‘룰루레몬’ 매장에서 7명의 남녀가 약 3만 달러(약 4000만 원) 상당의 옷을 훔쳐 달아났다.
매장 폐쇄회로(CC)TV 화면에는 도둑 일당이 옷가지 등을 챙겨 큰 자루에 넣고 유유히 매장을 빠져나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매장 입구 문 앞에 서있는 경비원은 그냥 서있고 이들을 애써 모른척 하는 듯한 모습이다.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매장 안전요원들은 도둑들을 저지하는 게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명품 ‘마르니’ 매장의 경비원은 "우리는 맞서거나 그들을 쫓지 않는다. 우리는 그냥 내버려 둔다"고 말했다. 또한 디올 매장의 경비원도 "그들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그리고 매장은 보험이 있기 때문에 가만히 있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소호 거리 인근의 애플 매장 안전요원은 “헤드폰을 플라스틱 쓰레기통에 가득 담고 도망가려는 도둑을 저지한 적이 있긴 하지만 사실상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다”며 "15명의 가드가 있어도 도둑이 체포되지는 않는데 우리가 뭘 할 수 있는가"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지난해 14번가의 애플 매장에서는 한 안전요원이 손님에게 마스크 착용을 요구했다가 칼에 찔린 사건이 발생해 뉴욕 사회가 충격을 받은 바 있다.
뉴욕경찰에 따르면 웨스트 빌리지와 그리니치 빌리지를 포함하는 6구역에서만 올해 들어 802건의 중(重)절도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394건과 비교해 103%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뉴욕에서의 절도 사건 등 범죄가 급증한 것을 두고 많은 사람은 ‘보석개혁법’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2020년부터 시행된 보석개혁법에 따라 뉴욕주는 현금 보석제도를 없애고 구금을 최소화했기 때문이다.
뉴욕경찰은 룰루레몬 매장의 용의자들을 30~50세 사이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4명의 남성과 3명의 여성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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