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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2차 비대위 추석 전 발족" 외쳤지만…서병수 "전국위 소집 않을 것"

[갈수록 꼬이는 與 수습책]

'꼼수 대책' 당내 반대 목소리 봇물

필수 관문 전국위 소집도 빨간불

이준석 추가 가처분 신청도 암초

30일 의총이 당 진로 결정 분수령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전주혜 비대위원. 권욱 기자




국민의힘이 추석 연휴 전 차기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기로 29일 결정했다. 직무가 정지된 주호영 비대위원장을 대신해 권성동 원내대표가 임시 사령탑 역할을 맡아 향후 10일 내에 당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꼼수 대책’이라는 여론이 급팽창하고 비대위 재출범의 필수 관문인 상임전국위원회 소집에도 빨간불이 켜지며 정국은 꼬여가고 있다. 여기에 이준석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으로 사법 리스크까지 현실화되면서 30일 의원총회에서 2차 비대위 구성에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다음 달 8일까지 비대위 출범을 위한 모든 절차를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 기능 부재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 작업에 들어갔으며 30일 의총에서 이를 승인할 계획이다. 이후 당헌 개정안과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한 상임전국위와 전국위를 각각 한 차례씩 개최해 추석 연휴 전 새 지도부를 띄운다는 구상이다.

주 위원장을 대신해 권 원내대표가 당의 임시 사령탑을 맡기로 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비대위원 만장일치로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대행’을 맡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비대위원마저 공석이 되면 당의 의사 결정 주체가 사라진다는 점을 감안해 비대위원 전원이 사퇴하지 않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 같은 당 지도부의 계획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먼저 앞선 의총 끝에 얻은 ‘2차 비대위’ 출범 명분이 흔들리고 있다. 원내에서 비대위 재구성은 사법부는 물론 민심과도 동떨어진 수습책이라며 권 원내대표가 당장 사퇴한 뒤 새 원내 지도부를 뽑아 최고위 체제로 복귀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어서다.

이날 권 원내대표는 비상대책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새 비대위를 출범시킨 뒤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그럼에도 윤상현·유의동·최재형 의원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권 원내대표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당권 주자인 안철수 의원도 이에 동조하는 의견을 밝혔다.



비대위 전환의 첫 공식 관문인 상임전국위 소집에도 돌발 변수가 부상했다. 소집의 키를 쥔 서병수 전국위 의장이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며 상임전국위 소집 요구에 불응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먼저 상임전국위를 소집하지 않을뿐더러 ‘상임전국위원 4분의 1 이상 요구’ 등이 있어도 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핵관’들을 겨냥해 “현 정부 실세 정치인들이 진정성을 가지고 이 전 대표를 만나야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장은 권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총의가 모이면 따라야 하는 게 고위 당직자의 책무”라고 압박했음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권 원내대표는 “상임전국위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의 동의가 있을 경우 전국위 의장은 반드시 개최하도록 돼 있다”며 “(서 의장이 전국위) 사회를 보시는 걸 거부하면 부위장이 대신해서 사회를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의 추가 가처분 신청도 암초로 등장했다. 이 전 대표 측의 변호인단은 이날 “현 비대위 활동은 모두 무효”라며 권 원내대표 등 비대위원 전원에 직무 정지 가처분을 걸었다. 만약 이 가처분이 받아들여지면 국민의힘의 의사 결정 기구가 완전히 마비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대구 달성군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원에서) 반헌법적이었다는 판단을 내린 만큼 (국민의힘은) 존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 지도부는 이 같은 첩첩산중에도 2차 비대위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지도부 인사는 “반대파들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현실적이지 않다”며 “최고위로 돌아가는 순간 (최고위의 의사 정족수가 미달한 탓에) 당은 마비되고, 최고위원 5명을 보궐로 충원하는 것 또한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새 비대위에 찬성하는 한 의원은 “최고위로 돌아갈 방법 자체가 없다”며 “새 비대위를 꾸리는 것이 당헌·당규상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30일 의총이 당 지도 체제 방향을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헌 개정안 논의를 위해 마련된 자리지만 ‘비대위 반대’ 의견이 쏟아질 경우 원점에서 재검토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새 비대위에 반대하는 비윤계 의원은 “권 원내대표 사퇴 여부를 비공개 투표로 부치면 찬성이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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