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에서 상영하는 해외 영화를 엄격히 검열하는 중국이 이번에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미니언즈 2'의 자국 내 상영판 결말을 수정했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중국에서 상영된 미니언즈 2의 결말은 원판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누리꾼들이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과 관련 사진을 종합해 보면 중국판 미니언즈 2는 주요 등장인물인 악당 '와일드 너클즈'가 경찰에 붙잡혀 20년형을 선고받는 결말로 마무리된다.
또 와일드 너클즈와 손을 잡고 다른 악당들에 맞선 주인공 '그루'에 대해선 "가족에게 돌아갔다.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세 딸의 아버지가 된 것"이라고 서술됐다.
미니언즈 2의 원판은 당국의 손에서 벗어난 와일드 너클즈와 그루가 어디론가 떠나면서 영화가 마무리된다. 중국판은 이보다 교훈적 결말로 수정된 것으로 보인다.
웨이보를 통해 이러한 내용을 전한 영화 리뷰어 ‘두서(DuSir)’는 중국판 미니언즈 2가 원작보다 상영 시간이 1분 더 길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애니메이션이 관객을 도덕적이지 못하게 만들까봐 특별한 지도와 보살핌을 받는 것은 우리뿐”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에서 미니언즈 2를 배급한 '화샤 필름 디스트리뷰션'과 '차이나 필름 코퍼레이션'은 별도의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이 해외 영화를 검열하는 과정에서 내용 자체를 수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중국 당국은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턴 주연의 ‘파이트 클럽(1999)’ 결말에서 주인공이 폭발물로 마천루들을 무너뜨리는 장면을 삭제하고, 경찰에 계획이 적발돼 주인공이 체포되면서 폭발도 저지됐다는 내용의 자막을 삽입한 바 있다.
이후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당국은 해당 장면을 원상 회복했다.
'로건(2017)’도 지나치게 폭력적이라는 이유로 17분가량의 분량이 삭제된 채 상영됐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작 '노매드랜드(2020)’는 클로이 자오 감독의 반중 발언이 조명되면서 상영이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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