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가 미국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를 구매할지 여부를 놓고 국민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내각 사무처는 전날 스위스 연방 정부의 미국 F-35A 전투기 36대를 구매하는 안건을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문제를 국민투표로 결정해야 한다는 제안에 대해 10만 명 이상이 동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스위스 정부와 의회는 해당 국민투표를 언제 치를지 등 향후 일정을 정해 발표해야 한다.
F-35A 제작사인 미국 록히드마틴은 앞서 지난해 6월 프랑스의 라팔과 유럽 에어버스, 미국 보잉 등과의 경쟁 입찰 끝에 스위스 정부와 총 61억달러 규모 F-35A 전투기 판매 계약을 맺었다.
이번 국민투표는 미국 방위산업에 대한 스위스 내 반대 여론에 따른 것이다. 스위스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등 정치권과 ‘군대 없는 스위스를 위한 그룹(GSOA) 등 시민단체들은 “정부는 운용 비용이 (입찰에 참여한) 다른 전투기를 훨씬 초과하는데도 록히드마틴과 계약을 맺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스위스 정부 측은 록히드마틴과의 계약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도 우파 정당인 스위스 자유민주당의 티에리 부카트 대표는 “이번 국민투표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국민투표로 스위스 정부는 록히드마틴과의 F-35A 구매 계약을 이행하는 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투기 인도 등 계약이 완료되는 시점은 내년 3월이다. FT는 “F-35A 구매를 놓고 스위스와 미국이 마찰을 빚을 소지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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