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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UFS





2019년 8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다. 김 위원장은 서한에서 “도발적인 연합 군사훈련이 (비핵화) 실무 협상에 앞서 취소되거나 연기될 것으로 믿었다”며 “나는 분명히 불쾌하고 이 감정을 당신에게 숨기고 싶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의 약속과 달리 그해 7월 진행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북한은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을 끊임없이 요구하면서도 비핵화 약속은 지키지 않은 채 외려 핵을 ‘국체(國體)’로 규정하고 핵·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고 있다.

한미 연합 훈련은 1954년 유엔군사령부가 주관한 ‘포커스 렌즈’라는 이름의 군사 연습에서 시작됐다. 한국 방위를 위한 일종의 지휘소 연습이었다. 1969년에는 최초의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인 ‘포커스 레티나’가 경기도 여주 일대에서 펼쳐졌다. 미군은 본토의 공수대원 2500여 명을 초대형 수송기에 태워 31시간 만에 훈련에 투입했다. 베트남전쟁에 따른 북한의 오판과 군사모험주의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미 양국은 1976년부터 포커스 렌즈와 한국 정부 차원의 ‘을지연습’을 통합해 ‘을지포커스렌즈(UFL)’를 실시했다.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인 ‘팀스피릿’이 실시된 것도 이때부터였다. 1993년 김일성 주석을 면담한 게리 애커먼 미국 하원 의원은 “김일성이 팀스피릿을 거론할 때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고 전했다. 한미 훈련은 2008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으로 이름을 바꿨다가 2019년부터 연합지휘소훈련(CCPT)으로 축소됐다.

올해 한미 훈련이 ‘을지프리덤실드(UFS)’로 이름을 바꿔 22일부터 9월 1일까지 시행된다. 방패라는 뜻의 ‘실드’는 방어적 성격의 연습으로 평화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연습은 ‘워게임’ 형태의 지휘소 연습에서 벗어나 5년 만의 야외 기동훈련 부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본연습은 북한군 공격을 격퇴하고 수도권을 방어하는 시나리오 1부와 대북 반격 작전 2부로 진행된다. 안보 태세를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평화 체제를 만들어가려면 실기동훈련으로 실전 능력을 키우고 군 기강을 확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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