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씨(31)가 인천구치소에 구속됐을 때 작성한 메모가 공개됐다. 이 메모에는 '이씨와 조현수(30)가 피해자 윤모씨를 상대로 위자료를 뜯어내려 계획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메모가 공개되자 이씨는 “검찰이 스토리를 짜보라고 해서 작성한 것”이라며 울먹였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이규훈)는 지난 18일 살인 및 살인미수, 보험사기 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은해씨와 조현수씨의 8차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공판 과정에서 이씨와 조씨가 피해자 윤모씨를 상대로 위자료를 뜯어내려고 계획했다는 근거로 이씨의 옥중 자필 메모를 제시했다.
이씨는 해당 메모에 지난 2016년 8월부터 2019년 7월까지 교제한 전 남자친구 A씨가 “나와 조현수가 피해자 윤씨를 상대로 위자료를 뜯어내려 계획했던 것을 알고 있었다”며 “계획과 관련한 내용을 실행할 때마다 A씨에게 보고했다”고 적었다.
또 “A씨, 당시 조씨의 여자친구였던 B씨, 지인 C씨 등 5~6명이 모여 (이은해 관련)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빠져나갈지 논의한 적이 있다”며 “나(이은해)와 조현수의 내연관계를 눈치챈 A씨와 B씨가 다른 지인 2명과 만나 나와 조씨에 대한 복수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에 검찰은 A씨를 증인으로 불렀고, A씨는 신문 과정에서 이씨의 메모에 대해 "이씨가 누구에게 이야기를 듣고 썼는지 모르겠지만 절반 이상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씨와 헤어지고 교류가 없던 동안 와전된 부분이 많다"고 밝혔다.
A씨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도 해당 메모에 대해 “나를 공범으로 몰고 간다는 느낌이 들어 화가 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도 "(해당 메모는) 검찰에서 스토리를 짜보라고 해서 실제 있었던 '위자료 계획'을 큰 틀로 잡고 가공한 내용을 적은 것"이라며 "변호인에게 먼저 보여주려 했는데, 접견 날 아침 검찰이 압수수색해서 가져갔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검찰에서 조사받을 때, 친구들이 제게 불리한 진술을 했다고 한다”며 “당시 변호인 조력도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배신감을 느껴 감정적으로 작성한 메모”라고 전했다.
이씨 측 변호인도 "이 메모는 수사기관의 요구에 의한 것이지 절대 자의에 의해 작성된 것이 아니다"라며 "정작 검찰이 다른 증인들에게 이 메모를 제시하면서 계속 진술을 얻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스토리를 짜보라고 말한 사실이 없고, 참고인들의 진술이나 증거를 반박할 수 있는 의견을 작성하라는 취지였다"고 반론했다.
그러자 이씨는 "검찰에 압수된 것 중 제가 조현수와 나눈 편지가 있다"며 "제가 편지에 '검찰이 스토리 짜오라고 시켰다'고 쓰니 조씨가 답장에 '스토리를 짜서 오래?'라고 되묻는 내용이 있다"고 재반박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윤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씨와 조씨의 다음 공판은 19일 오후 2시에 같은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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