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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상 신경 대체해 루게릭병 완치 도전하죠"

'신축성 인공 신경' 개발자 이태우 서울대 교수

美 스탠퍼드대와 공동으로 연구

신체 부작용 가능성 현저히 낮아

신경 손상된 쥐 다리 움직임 성공

네이처 학술지에 연구 내용 게재

이태우 서울대 교수




“루게릭병·헌팅턴병 등 신경 손상 질병들은 치료를 통해 완치하기 어려웠습니다. 지금까지 풀지 못했던 난제를 신축성 인공 신경 기술로 해결하는 게 이번 연구의 핵심 과제입니다.”

이태우(사진)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는 15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루게릭병·헌팅턴병 등 신경 손상에 따른 난치병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 재료공학부 교수팀과 바오저난 미국 스탠퍼드대 국제공동연구팀은 2018년 생체 신경을 대체할 ‘신축성 저전력 유기 나노선 인공 신경’을 개발했다. 공동연구팀은 최근 인공 신경 기술을 적용해 신경이 손상된 쥐의 다리 움직임을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과학계에서는 척수 손상, 말초신경 손상, 루게릭·파키슨·헌팅턴병 등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구 관련 내용은 19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게재될 예정이다.

지금까지 신경 손상에 따른 신체 기능 일부 또는 전부를 상실한 환자는 치료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전기 자극을 이용한 일부 치료법이 존재했지만 환자의 신체에 지속적으로 적용하기는 적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신경이 한 번 손상이 될 경우 다시 회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의학적·생물학적 원리”라며 “연구팀은 신경을 회복시키려는 기존의 접근법을 우회해 손상된 생체 신경을 대체할 인공 신경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에 따르면 공동연구팀이 개발한 신축성 인공 신경은 근육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인장 센서, 생체 시냅스(신경세포 간의 접합 부위)를 모사하는 유기 인공 시냅스, 근육에 신호를 전달하는 ‘하이드로겔 전극’으로 구성되는데 생체 신경과 유사한 원리로 작동한다.

이 교수는 인공 신경 기술을 이용한 공학적 접근 방식의 가장 큰 장점은 부작용의 최소화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신경 치료를 위해 약물이나 줄기세포를 적용하는 방식은 신체에 부작용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임상 실험에 적용하기 굉장히 어려운 이유”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연구팀이 개발한 신축성 인공 신경 기술은 기존의 방식에 비해 부작용이 현격하게 적거나 아예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인공 신경 기술에 필요한) 전극과 관련된 기술들은 과거 식약처가 (안전성 점검 등을 통해) 이미 허가해준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의 설명처럼 실제 신축성 인공 신경 기술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 교수는 “등이나 허벅지에 전자소자를 부착해 신호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임상 실험이 이뤄지는 만큼 환자의 거부감이 적고 신호에 대한 환자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관찰할 수 있다”고 전했다. 실험이 상대적으로 간편한 만큼 제한된 공간을 넘어 일상생활에 적용해 반응을 살피는 것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신축성 인공 신경 기술이 상용화돼 실제 생활에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교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의 경우 5년 이내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단계별로 예정된 임상과 신경외과 전문가와의 추가 연구가 필요한 만큼 실제 병원에서 치료가 이뤄지려면 2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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