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사건 피해자의 신원을 공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민웅 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에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장민경 판사는 12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비밀준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김 전 교수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강의 수강을 명했다.
김 전 교수는 2020년 12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박 전 시장 재직 당시 비서실에서 근무했던 피해자가 2016∼2018년 박 전 시장에게 보낸 생일 축하 편지 사진을 공개하면서 피해자 실명을 노출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사회적 지위 등을 고려할 때 게시물의 전파력과 파급력이 클 것으로 충분히 예상된다"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이 기재된 글을 게재해 피고인에게 실명 공개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피해자가 2차 가해를 호소하면서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 피고인의 죄책이 무겁다"고 했다.
김 전 교수는 이날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에 "항소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전혀 고의가 없는 우발적 사건이었고 교정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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