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휩쓸고 간 서울 강남 일대는 재난영화의 한 장면을 방불케 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강남구와 서초구 지역에는 시간당 100㎜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도로 위 맨홀 등 시설물이 떨어져 나가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또 서울 강남역 인근에서는 하수가 역류하면서 바퀴벌레 떼가 출몰했다는 목격담도 전해졌다.
강남역 인근에서는 하수가 역류하면서 바퀴벌레 떼가 출몰했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유튜브에는 “실시간 강남역 바퀴벌레 출몰 상황”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개의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을 보면 하수구 주변으로 바퀴벌레 떼가 나와 있었다. 폭우로 물이 범람하면서 하수구에 살던 해충들이 맨홀 주변에서 땅 위로 떠밀려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에 네티즌들은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다가 다리에 붙을 생각하니 소름 돋는다”, “하수구서 살던 바퀴벌레들 나온거네”, “완전 재난영화 장면이다”, “원래 하수구” “너무 끔찍하고 충격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폭우를 견디지 못하고 도로 위 맨홀 등 시설물이 떨어져 나가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트위터에는 “수압 때문에 맨홀 뚜껑이 튕겨 나왔다 떨어져서 도로가 여기저기 박살 나고 구멍투성이가 됐다” “맨홀 뚜껑이 떠다니고 있다” “맨홀 뚜껑이 열려있는 곳이 많아 빠질 뻔했다” “강남 잠실에 맨홀 뚜껑이 없는 곳이 많다” 같은 글이 올라왔다. 신대방역 인근에서는 도로가 유실돼 토사가 쏟아져 나왔고, 노량진역 인근에서는 땅 꺼짐(싱크홀) 현상이 일어나 시민들이 아슬아슬하게 피해 다녔다.
한편 서울 강남역 일대는 고질적인 침수 지역으로 꼽힌다.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서초와 역삼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인데다 반포천 상류부의 통수능력 부족 등으로 인해 침수가 잦았다. 물 흡수가 안 되는 아스팔트가 많고, 서운로 하수관로로 빗물이 집중되면서 압력을 이기지 못한 맨홀 뚜껑이 열려 하수가 역류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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