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명의 사망자를 낸 샌디훅 총기참사가 조작됐다는 음모론을 퍼뜨린 알렉스 존스가 피해 학부모에게 411만 달러(약 53억 원)를 배상하게 됐다.
텍사스주 오스틴 법원 배심원단은 4일(현지시간) 극우 가짜뉴스 사이트 인포워스(Infowars)를 통해 샌디훅 참사가 조작됐다고 주장한 존스가 참사로 6살 아들을 잃은 부부에게 끼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평결했다. 이번 판결은 샌디훅 참사가 사기라고 주장한 인포워스에 금전적 배상 책임이 있다고 인정한 첫 사례라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샌디훅 참사는 지난 2012년 12월 20세 총격범이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샌디훅 초등학교에 난입한 뒤 총기를 난사해 어린아이 20명과 교직원 6명이 사망한 사건이다.
존스는 이 사건이 총기 규제를 강화하려는 오바마 행정부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는 음모론을 지속적으로 퍼뜨렸다. 그는 피해자들이 실제로 사망하지 않았다는 극단적 주장도 일삼았다.
피해 학부모는 존스의 의도적인 거짓말로 아들의 명예가 실추됐고 자신들 또한 불안감을 느꼈다며 최소 1억5000만 달러(약 1947억 원)를 배상할 것을 요구했지만, 존존스 측 변호인은 배상금을 8달러(약 1만원)로 제한해 달라고 요청했다. 존스는 “200만 달러(약 26억 원) 이상을 물게 되면 경제적으로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스는 평결 이후 자신의 웹사이트에 "내가 잘못됐고, 실수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하지만 고의로 허위 정보를 유통하지는 않았다. 배상금은 회사와 내 개인 자산보다 많지만, 돈을 지불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유족 측 변호인은 “부모들이 결과에 모두 만족했고, 존스의 돈을 좋은 목적으로 사용할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이번 재판이 미국 사회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몇 년간 거짓말, 음모론 등 가짜뉴스가 범람했는데, 특정 이익을 위해 대중에게 거짓말을 한 이들이 합당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배심원단은 5일 존스와 그의 회사 재정에 관한 증언을 청취한 뒤 추가로 징벌적 손해배상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존스는 샌디훅 참사 음모론 유포와 관련해 또 다른 재판이 남아있다. 그는 오스틴에서 또 다른 소송이 진행 중이고, 오는 9월에는 코네티컷주에서 재판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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