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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세습' 10곳 중 7곳이 민주노총…고용부 "불공정 채용 뿌리뽑겠다"

100인 이상 사업장 단체협약 조사

1057개 중 63개에 위법 특채 조항

상급단체별로 민노총 68.3% 최다

정부, 시정명령 등 통해 근절 추진

지난해 10월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청년드림 JOB콘서트'에 설치된 채용 공고판. 연합뉴스




위법한 우선·특별채용 조항이 포함된 노사 단체협약을 유지하고 있는 100인 이상 사업장 노조 10곳 중 7곳이 민주노총을 상급 단체로 둔 것으로 조사됐다. 정부는 이른바 ‘고용 세습’ 문제를 뿌리 뽑아 청년들에게 공정한 채용 기회를 보장하고 건전한 채용 질서를 확립하기 위해 위법한 단체협약에 대한 대대적인 시정 조치에 나선다.

고용노동부는 100인 이상 사업장의 단체협약 1057개를 조사한 결과 63개에서 위법한 우선·특별채용 조항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조사 결과 확인된 위법 유형은 ‘정년퇴직자, 장기근속자, 업무 외 상병자, 직원의 직계가족 채용’ 58건과 ‘노동조합 또는 직원의 추천자 채용’ 5건 등이다. 다만 산재 사망자 유족에 대한 특별채용 조항은 2020년 8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에 따라 위법하다고 보지 않았다.

위법한 우선·특별채용 조항이 포함된 단체협약의 비율은 규모별로 보면 300명 미만 사업장이 47.6%(30개), 상급 단체별로는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이 68.3%(43개)로 가장 많았다.



고용부는 위법한 단체협약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불이행 시 사법 조치할 예정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소위 ‘고용 세습 조항’은 구직자와 다른 조합원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이며, 특히 노동시장에 첫발을 내디디려는 청년들을 좌절하게 하는 불공정 행위”라며 “앞으로도 채용 기회의 공정성이 확립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노동계에서는 우선·특별채용 조항이 청년들의 공정한 채용 기회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꺾고 채용 질서를 흐린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2018년 국정감사에서도 현대자동차·롯데정밀화학·금호타이어 등 기업의 단체협약에 노동조합 조합원 자녀에게 일자리를 대물림하는 고용 세습 조항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4개 기업은 곧바로 단체협약을 폐기했으며 나머지 기업들도 고용부가 시정 절차에 돌입하면서 대부분 문제 조항을 폐기했다.

정부가 다시 시정 조치에 들어가게 된 것은 이러한 개선 노력에도 여전히 위법한 우선·특별채용 조항이 포함된 단체협약이 존재해 고용 세습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부 조사에 따르면 A사는 정년퇴직자와 장기근속자의 자녀를 우선 채용하게 돼 있다. 신규 채용 시에는 사원 자녀 1명을 우선 받는다. B회사는 재직 중인 직원 자녀와 직원이 추천하는 사람에게 채용 전형에서 가산점을 부여한다.

특히 최근 MZ세대를 중심으로 ‘공정’에 대한 민감도가 커지면서 노조의 고용 세습과 임직원 자녀 특혜 채용 등 이른바 ‘부모 찬스’를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고용 세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정부는 6월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도 단체협약상 ‘자녀 우선 채용’ 같은 불공정 채용의 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와 여당은 현행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의 실체적·내용적 공정성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공공 부문의 고용 세습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불공정 채용에 대한 분노가 굉장히 크다”며 “정부가 지속적인 감시는 물론 시정 조치 결과도 국민들에게 알려 불신을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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