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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하루 앞둔 병사에 "머리카락 자르라"…軍 명령 '갑론을박'





전역을 코앞에 둔 병사들에게 '두발 정리'를 요구하는 군 방침이 거센 갑론을박을 낳고 있다. 전역을 하루 앞두고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는 의견과 원칙은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맞섰다.

군인들의 온라인 제보 창구인 페이스북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이하 육대전)에는 최근 "전역 전날 두발을 정리하라는 부대의 명령을 받았다"는 한 병사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아니 대체 이러는 이유가 뭐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병사는 부대로부터 받은 문자 메시지를 캡처해 올렸다.

육대전 캡쳐


사진에 따르면 부대 측은 전역을 앞둔 병사들에게 "전역 대기로 복귀(하는) 용사들 두발 정리하고 복귀하던지, 전역일 전에는 반드시 두발 정리 바란다"며 "전역일 당일에 두발이 길면 자르고 출발시켜서 늦게 출발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또 이른바 '말출'을 나가는 '말년 병장'들에게도 문자를 보내 "전역 전 휴가자들, 전역 당일이어도 반드시 이발하고 출발시키니까 사전 두발 정리 바란다"고 경고했다. 말출은 전역 전 마지막 휴가를 의미하는 말로, 군 생활을 하면서 발생한 휴가를 전부 소진해 기존 휴가보다 기간이 길다.



이같은 군부대의 방침을 놓고 육대전에서는 네티즌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전역일까지 군인이니 두발 정리를 해야 한다’는 댓글에는 200여 명이 ‘좋아요’를 눌렀고, '말출을 나가고 전역 전날까지 두발 정리를 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댓글에는 2600명이 '좋아요'를 눌렀다.

전역일까지 군인 신분이기에 군인으로서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한 네티즌은 "군대에는 지켜야 할 군율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시행해야 할 일"이라며 "전역 전 두발을 기르는 병사들의 마음가짐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전역하는 당일까지 군인 신분이기 때문에, 군인으로서 용모는 갖춰야 정상"이라며 "자신의 본분을 망각하게 되고 기본을 갖추지 않는 인간들이 이 사회에 가득 찬다면 매사 무엇이든지 자기 편의대로 생각하고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대다수의 네티즌은 부대 측의 방침이 너무 가혹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전역을 앞둔 상황에서 머리카락을 기르면 얼마나 길렀겠냐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군 간부는 직접 선택한 직업이지만, 청년들은 강제로 끌려온 것"이라며 "앞뒤 생각 안 하고 융통성 없이 군인 정신만 강조하는데 사실상 저 정도면 악의적인 괴롭힘이지 않냐"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전역하고 바로 사회생활 해야 하는 사람들도 있을 텐데 머리카락 자르게 하는 건 너무 심하다", "억지로 끌려온 청년들에게 '내가 너의 위에 있다'고 하려는 꼰대 마인드", "나가는 거 아니꼬워서 일부러 자르라는 것 같다", "간부들도 전역 전에 박박 밀고 전역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방부에 따르면 육·해·공군은 병사의 경우 앞·윗머리는 3~5㎝, 옆·뒷머리는 1㎝까지만 기를 수 있는 짧은 스포츠형만 허용하고 있다. 반면 간부는 표준형과 짧은 스포츠형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이를 '평등권 침해'로 규정하면서 국방부 장관에게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사실상 병사 두발 규정 완화를 주문한 셈이다. 당시 인권위는 "각 군 두발 규정은 전투 임무 수행 등을 위한 것인데, 간부와 병사에게 차등 적용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미국, 영국 등 모병제를 실시하는 국가뿐 아니라 징병제를 실시하는 이스라엘도 단정한 용모와 헬멧 등 전투 장구 착용에 지장이 없도록 장병들의 두발 길이를 제한하고 있지만, 계급에 따른 차등 적용은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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