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열린 만화 경연에서 전남여고 학생들이 1위를 차지했다.
교도통신과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일본 고치현 고치시에서 열린 '만화 고시엔' 결승에서 한국의 전남여고가 현지 고교를 제치고 1위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 경연은 일본 최대 규모의 고등학생 대회로, 179개 학교가 출전해 발상력과 표현력을 겨뤘다.
결승전은 '상냥한 세상'이라는 주제로 5시간 반 안에 만화를 그려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남여고는 한국 여학생들이 길을 잃고 헤매다 문신을 한 현지 남성이 다가오자 겁을 먹었다가 남성이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주자 안심하는 모습이 담긴 만화를 그렸다.
전남여고팀은 "사람을 볼 때 외모가 아닌 내면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으려 했다"고 설명했다.
송의연·김서영(이상 3학년), 김혜령·이채은(이상 2학년) 등 4명으로 구성된 전남여고팀에겐 30만엔(약 296만 원)의 상금과 메달, 고급 물감 등 상품이 주어질 예정이다.
생방송으로 전남여고의 수상을 지켜보던 일본 누리꾼들은 “만화에는 국경이 없다” “한국 만화의 성장세가 굉장하다”며 우승을 축하했다.
대학에서 미술 전공을 꿈꾸고 있는 이들은 지난 5월 예선 대회 때 응모 파일을 대회 주최 측에 보내 예선을 통과한 후 우승을 거머쥐었다.
김서영 학생은 학교 측을 통해 "출전 자체에 의미를 부여했는데 꿈도 못 꿔본 큰 상을 받아 너무 기쁘다"고 밝혔다.
만화 고시엔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취소됐고, 지난해는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출전 학교가 행사장에 모여 대회가 진행된 것은 3년 만이다.
2017년 열린 만화 고시엔에선 한국의 전남예술고가 외국 고교로는 처음으로 우승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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