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의 ‘핵’으로 부상한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 도착해 동아시아 순방을 시작했다. 펠로시 의장이 이르면 2일 저녁 대만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무력시위에 나서면서 미중 갈등은 최고조로 치닫는 모습이다.
이날 CNN은 “펠로시 의장 일행이 1일 싱가포르에 도착해 리셴룽 총리 등 고위 인사들과 회담했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실은 7월 31일 성명에서 “순방단이 말레이시아·한국·일본에서 고위급 인사들과 만나 무역·코로나19·기후위기 문제 등을 논의한다”고 밝혔다.
펠로시 측이 대만 방문 여부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 가운데 외교가에서는 펠로시의 대만행을 둘러싼 관측이 난무하고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와 CNN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은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말레이시아 방문 후인 2일 저녁이나 3일 오전 대만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고 트위터에서 밝혔다. 대만 방송국 TVBS의 팅팅류 기자도 트위터에 "소식통에 의하면 펠로시 의장이 2일 밤 타이베이에 도착한다"고 전했다. 대만의 주요 일간지 대만연합보는 라디오프랑스인터내셔널(RFI)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4일 필리핀 클라크 미 공군기지를 출발해 대만에 도착한 뒤 타이베이에서 차이잉원 총통과 만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펠로시의 대만 방문 가능성이 고조되자 중국은 2일 0시부터 6일 자정까지 남중국해 4개 해역 등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한다고 1일 예고했다. 중국중앙(CC)TV는 7월 31일 건군 95주년을 맞아 둥펑(東風·DF) 17로 추정되는 극초음속 미사일을 공개하는 등 펠로시 의장의 아시아 순방과 맞물려 미국에 계속 경고를 보내고 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의 아시아 순방 일정과 관련해 김진표 국회의장 측은 펠로시 의장이 4일 오전 국회 접견실에서 김 의장과 만나 오찬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도 펠로시 의장이 5일 도쿄에서 호소다 히로유키 중의원 의장과 회담하는 쪽으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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