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첫 임대주택으로 건설한 노원구 하계5단지의 용적률을 4배 이상 늘려 1600가구의 고품질 대단지 아파트로 개발한다. 하계5단지는 최고 50층의 고층으로 재건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2 세계도시정상회의(WCS)’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은 1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공공주택 ‘피너클 앳 덕스턴’을 찾아 “서울의 노후 임대주택의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확대해 개발할 계획”이라며 “고품질 임대주택을 확대해 타워팰리스 못지않은 주거 편의성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피나클 앳 덕스턴은 싱가포르 도심 상업시설인 마리나베이에서 3㎞ 떨어진 곳에 조성된 고품질 공공주택이다. 싱가포르 주택개발청(HDB)은 첫 임대주택이 들어섰던 곳을 2009년 허문 뒤 7개 동, 50층 높이의 공공주택을 조성해 서민층에 공급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공공주택으로 불리는 피너클 앳 덕스턴에는 현재 1848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공공주택이지만 각종 편의시설과 관광시설을 접목해 주민 편의성과 건물의 효용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건물 50층에 500m 길이의 유료 전망대인 ‘스카이브리지’를 설치해 관광 수입을 창출하고 있다. 스카이브리지에서는 싱가포르 도심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싱가포르를 찾은 관광객들의 명소로 자리 잡았다.
앞서 오 시장은 올 4월 1989년 준공된 하계5단지를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1호’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용적률을 당초 93%에서 435%로 상향하고 입주 가구도 기존 600가구에서 1600가구로 확대하는 것이 핵심이다. 서울시는 하계5단지 모델을 서울에서 재건축을 앞둔 영구·공공임대 아파트 34곳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고품질 임대주택 조성을 위한 예산 확보와 관련해 오 시장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보유한 장기전세주택을 활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07년 시작한 장기전세주택의 20년 만기가 2027년부터 도래한다”며 “3만 3000채에 달하는 장기전세주택을 팔면 충분한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싱가포르처럼 노후 임대주택의 용적률을 3~5배 확대해 고밀도로 개발하면 임대주택을 2배 이상 공급할 수 있다”며 “단순히 평형을 확대하는 것에서 나아가 주민 편의시설도 체계적으로 갖춰 타워팰리스 같은 임대주택을 조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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