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국산 최첨단 반도체 제조장비에 대한 중국 수출 통제조치를 한층 강화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 상무부가 자국 내 모든 반도체 장비업체에 14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보다 미세한 제조기술을 적용한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의 반도체 제조장비업체인 램리서치의 팀 아처 최고경영자(CEO)는 27일(현지시간)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으로의 수출 제한 조치가 14나노 이하 미세공정을 적용한 반도체 장비로 확대된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다른 미국의 반도체 장비업체 KLA의 릭 월러스 CEO도 같은 내용의 수출 제한조치를 28일 통보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아처 CEO는 이번 조치의 주요 대상은 로직칩을 만드는 파운드리 공장이며, 메모리칩은 제외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정부는 자국 내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가 중국 반도체 업체인 SMIC에 10나노보다 미세한 공정을 적용하는 반도체 장비를 허가 없이 수출하는 금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미국 정부가 10나노 이하 미세공정으로 제한하던 수출 제한조치를 14나노 이하 미세공정으로 변경함에 따라 중국은 기존보다 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미국 정부는 이전에도 네덜란드의 ASML홀딩NV와 일본의 니콘 등에 중국에 주요 장비를 수출하지 않을 것을 요구하며 압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은 "이번 조치의 적용 대상은 SMIC를 넘어서며, 대만의 TSMC를 포함해 중국 내에서 운영되는 여타 반도체 제조공장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 상무부는 성명을 통해 "중국을 겨냥한 제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에 대한 중대한 국가안보 위험을 해결하기 위해 첨단 반도체 제조를 위한 중국의 활동을 저해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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