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골프 에이스 임성재(24·CJ대한통운)의 샷이 다시 불을 뿜기 시작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에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한 아쉬움을 좋아하는 코스에서 털어낼 기세다.
22일(한국 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TPC 트윈시티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3M 오픈(총상금 750만 달러) 1라운드. 한국 남자 골퍼 중 세계 랭킹(24위)이 가장 높은 임성재는 10번 홀(파4) 버디로 출발해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언더파 65타를 쳤다. 219야드짜리 파3인 13번 홀에서 2m 퍼트를 놓쳐 보기를 범했지만 16번 홀(파4) 버디로 가뿐히 만회했다.
후반에는 퍼터가 뜨거웠다. 4번 홀(파3)에서 4.5m 버디로 시동을 건 임성재는 파5인 6번 홀에서 1타를 더 줄였다. 이어 7번 홀(파4)에서 7m 버디를 넣고는 9번 홀(파4) 8m 버디로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강한 바람 때문에 클럽 선택이 어렵고 거리 컨트롤이 까다로웠지만 마지막 6개 홀에서 버디만 4개를 잡는 집중력을 뽐냈다.
임성재는 스콧 피어시(미국)와 같은 공동 선두로 PGA 투어 통산 3승에 도전한다. 토니 피나우(미국), 톰 호기(미국) 등 4언더파 3위 그룹과는 2타 차다. 피어시는 PGA 투어 4승이 있는 44세 베테랑 선수다. 마지막 우승은 2018년 4월 열렸던 2인 1조 대회 취리히 클래식이다.
3M 오픈은 2019년에 생겨 올해로 4년째인 따끈따끈한 대회다. 1회 대회에서 공동 15위에 오른 뒤 3년 만에 다시 나온 임성재는 “워낙 코스가 좋다 보니 잘 맞는 것 같다. 첫해에 좋은 결과를 냈고 두 번째 출전인 올해도 좋은 출발을 해서 만족한다”며 “지난 며칠간 퍼트가 잘 안 돼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래서 스트로크 때 인사이드로 가서 최대한 일자로 빼는 식으로 조금 변화를 줬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2021~2022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째를 거둔 임성재는 최근 한 달간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US 오픈과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에서 내리 컷 탈락했고 중간에 등 통증 탓에 기권한 대회도 있었다. 지난주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디 오픈 성적은 공동 81위. 4월 마스터스 공동 8위 이후 메이저에서 성적을 못 낸 것은 아쉽지만 돌아온 퍼트 감을 앞세워 다시 우승 문을 두드리고 있다.
마지막 홀에서 169야드짜리 샷 이글을 낚은 노승열(31)이 2언더파 공동 17위에 올랐고 최근 일정 수준의 페덱스컵 포인트를 쌓아 PGA 투어 특별 임시 회원 자격을 얻은 김주형(20)은 최경주(52)와 같이 2오버파를 쳤다.
한편 지난해 마스터스 챔피언 마쓰야마 히데키(일본)는 6오버파 77타를 친 뒤 기권했다. 10번 홀로 출발한 마쓰야마는 18번 홀(파5)에서 쿼드러플 보기로 한꺼번에 4타를 잃었다. 티샷을 물에 빠뜨렸고 드롭하고 친 공도 물로 보냈다. 다섯 번째 샷마저 물에 빠뜨려 한 홀에서 공 3개를 잃어버렸다. 8온 1퍼트로 9타를 쳤다. PGA 투어를 떠나 LIV 골프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도는 마쓰야마는 경기 이후 손목 부상을 이유로 기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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