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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용의 출현' 무한한 자긍심으로 차오르는 국뽕 너머의 진정성(종합) [SE★현장]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용의 출현’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김한민 감독과 배우 박해일, 변요한,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박지환, 조재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김한민 감독이 8년 만에 이순신 3부작 중 두 번째 영화 ‘한산: 용의 출현’으로 돌아왔다. 단순한 ‘국뽕(국가와 히로뽕의 합성어로 자국만이 최고라고 여기는 행위) 영화’ 그 이상으로, 자긍심과 용기·위로·연대감을 전달하는 것이 목표다.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한산:용의 출현’(이하 ‘한산’)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열렸다. 김한민 감독과 배우 박해일, 변요한,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옥택연, 박지환, 조재윤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한산’은 1597년 7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조선의 임진왜란 초기 한산대첩의 모습을 그린다. 이순신 장군(박해일)의 군대는 앞선 전투에서 거북선이 손상을 입자 출정이 어려워지고, 왜군 수군 최고 사령관 와키자카(변요한)는 거북선의 약점을 철저하게 조사하며 조선군을 위기에 몰아넣으려 한다. 왜군의 첩보에 의해 거북선의 도면마저 도난당해 희망이 보이지 않던 때, 이순신 장군은 학익진 전술을 사용해 전투의 승세를 짜릿하게 뒤집는다.

전작인 ‘명량’과의 가장 큰 차이는 배를 직접 바다에 띄우지 않고 촬영했다는 점이다. 해상 전투 장면은 3,000평 규모의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트장에 실내 VFX 세트장을 설치해 촬영했다. 김 감독은 “그만큼 노하우가 쌓였고 좀 더 통제된 환경이 필요했다. 학익진으로 바다 위의 성을 쌓는 것이 실제로 구현하기는 무척 힘들다"며 “‘명량’이라는 초석이 있는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어 “크로마키를 치고 바다 위에서의 모습을 거의 다 찍었다”며 “사극 영화 중에 익숙한 장소가 거의 안 보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해일은 “CG가 99.99% 정도인데 놀라웠다”며 “배우로서 이런 사이즈의 현장은 처음 겪어봤다”고 놀라워했다.

'한산: 용의 출현' 언론배급시사회


배우 박해일이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용의 출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배우 변요한이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용의 출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해상 이외 육지 장면도 전남 여수에 만든 오픈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김 감독은 “코로나 시국이라 통제된 환경이 더욱 절실히 필요했다”며 “두 장소에서 거의 모든 장면을 촬영했다. 덕분에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했다.

실제 바다에서의 촬영이 아닌 만큼 실감 나는 연기를 위해 이미지 트레이닝이 선행됐다. CG로 만들어진 영화라 적군의 수장은 서로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변요한은 “(김 감독이) 미리 CG 장면을 보여줘서 (박해일과) 같이 있지 않아도 같이 있는 것처럼 연기할 수 있었다”며 “박해일과는 촬영장보다는 횟집에서 만났다”고 농담을 던졌다.

배우들은 이날 CG가 입혀진 완성본을 처음 관람했다. 이들은 모두 작품을 보면서 당시의 현장이 떠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박해일은 “한산대첩이 실제로 여름에 벌어졌고 (김 감독이) 비슷한 시기에 크랭크인을 하고 싶다고 해서 모든 배우들이 여름에 무거운 갑옷을 입고 견뎌내며 촬영했다”며 “관객이 영화를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배우들은 후회 없는 연기를 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향기는 “CG가 놀라웠다. 웅장함이 잘 느껴져서 즐겁게 봤다”며 “다양한 인물의 관계성이 잘 드러나는 부분들이 관객들을 빠져들게 하는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배우 김성규가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용의 출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배우 김성균이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용의 출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배우 박지환이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용의 출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한산’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은 학익진 전술이다. 바다 위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거대한 거북선이 한껏 몰입도를 높인다. 김 감독은 “(학익진 전술이) 최대한 심플하고 명징하게 관객에게 다가갈 수 있기를 바랐다”며 “영화에서처럼 학익진이 하나가 아니라 좌우 측에서 매복해 들어온 함대가 합쳐져서 완성됐다고 하면 너무 복잡하다. 그래서 외줄 학익진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익진 전술은) 정말 가까워야지 상대를 타격할 수 있다. 가까운 거리에서 좀 더 극대화된 학익진의 포격이 표현될 수 있도록 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거북선은 이순신과 나대용(박지환)의 상징”이라며 “하나의 모던한 현대 전투전을 보는 느낌으로 완성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영화에는 해전인 ‘한산 전투’뿐만 아니라 육전인 ‘웅치 전투’도 함께 보여준다. 김 감독은 “공교롭게도 음력 7월 8일 ‘한산 전투’와 ‘운치 전투’가 있었다. 당시에 그 두 전투로 인해 장기전이 가능하게 된 상황”이라며 “해전에서는 이순신이, 육전에서는 의병들이 싸워줬던 같은 날의 상황이었기 때문에 같이 보여주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둘을 함께 보여주기 위해 준사(김성규)라는 항왜 캐릭터가 매우 중요했다”며 “조선 편에서 싸우는 항왜가 전주성 쪽으로 소식을 전달하러 가다가 웅치에서 싸우게 된다면 좋을 듯 했다”고 두 전투의 연결성을 이야기했다.

배우 김향기가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용의 출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배우 옥택연이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용의 출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배우 조재윤이 19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열린 '한산:용의 출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김규빈 인턴기자


‘명량’, ‘한산: 용의 출현’, ‘노량: 죽음의 바다’로 이어지는 이순신 3부작에서 이순신 역할을 맡은 배우는 모두 다르다. 박해일은 자신만의 이순신을 표현하기 위해 심도 있는 캐릭터 연구를 했다. 그는 “내가 맡은 이순신 캐릭터는 말수가 적고 희로애락의 감정 표현이 잘 드러나지 않게 절제돼 있다”며 “절제된 연기를 하면서도 열정을 잃지 않는 나만의 숙제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물같이 어떤 게 섞여도 이순신 주변의 배우들이 잘 드러나게 노력했다. 이순신이 나타나지 않을 때의 장면에서도 이순신이 하고자 하는 전술이 드러난다”며 “불같은 이순신 연기를 했던 최민식 선배님의 ‘명량’과 달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순신이라는 시대의 영웅을 표현한 작품은 자칫 ‘국뽕 영화’라는 평을 받기 쉽다. 김 감독은 “이순신 장군만을 팔아서 흥행을 할 수는 없다. 뻔한 작품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 항상 경계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 상업영화를 하는 사람으로서 장르적인 룰을 지키면서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감흥이 있을 수 있는 무엇인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와 장르와 결합했을 때 큰 효과를 발휘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순신 장군의 성실함과 집중할 수 있는 대상에 대한 공경, 거짓됨 없이 정직하게 만드는 이순신의 정신을 그대로 영화 속에, 그리고 내가 영화를 만드는 자세를 녹여냈다. ‘한산’이 조금 다른 국뽕 영화로 이해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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