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코로나19 재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두 달여간의 봉쇄를 가까스로 푼 상하이가 대규모 검사에 나섰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있는 북서부 주요 도시 시안은 사실상 ‘미니 봉쇄’에 돌입했다. ‘제로 코로나’ 정책의 효과가 오미크론 하위 변이 유행으로 빠르게 사라지면서 전 세계 공급망을 직격했던 도시 봉쇄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상하이시는 전날 저녁 공고를 내고 7일까지 나흘간 9개 구 전체 지역과 3개 구 일부 지역에서 두 차례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전체 16개 구 가운데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 4개 구가 교외 지역인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2500만 명의 상하이 주민 대부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게 된다. 주민들은 나흘 동안 PCR 음성 결과서를 지참해야 단지 밖으로 나갈 수 있다.
상하이에서 방역 조치가 다시 삼엄해진 것은 최근 코로나19 감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타격을 무릅쓰고 3월 말부터 두 달간 강행한 봉쇄 조치로 상하이의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25일 0명을 기록해 당국의 제로 코로나가 달성된 듯 보였다. 하지만 노래방 집단 감염 등의 여파로 이달 4일 8건, 5일 24건의 신규 확진(국외 유입 제외)이 확인되면서 당국에는 비상이 걸렸다.
감염병 재확산은 상하이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중국 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5일 중국에서는 총 353명(증상 112건, 무증상 241건)의 신규 확진이 보고됐다. 특히 이 가운데 287건이 안후이성(222건)과 장쑤성(65건)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두 지역이 인접한 데다 장쑤성은 대표적인 공업·상업지역으로 주민 간 접촉이 잦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장쑤성에는 SK하이닉스 반도체 공장도 있다.
이달 2일부터 4일까지 18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시안은 6일부터 1주일간 임시 통제 조치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1주일간 음식점에서는 포장 판매만 가능하며 각종 오락·체육시설, 도서관, 박물관 등 다중이용시설은 문을 닫아야 한다.
7월 들어 상황이 급변하면서 내려진 중국 주요 도시의 고강도 봉쇄 조치가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앞서 상하이가 두 달여간 봉쇄된 동안 테슬라 등 대형 공장들의 생산량이 급감하고 항구 봉쇄의 여파로 수출도 제한적으로 이뤄져 전 세계 공급망이 큰 타격을 받았다. 노무라증권의 팅루 중국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월 말부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고 경기부양책이 시작되며 중국의 경기가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오미크론의 또 다른 물결’이 일면서 경기를 하락 국면으로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