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6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확실하게 억제하고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군사력을 구축하고 확고한 대비 태세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북한이 도발할 경우 신속하고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도 “강력한 대북 억제력만이 한반도의 평화를 확고히 지킬 수 있다”며 “한미 동맹의 확장 억제력과 더불어 우리의 독자적 한국형 3축 체계 능력을 조속히 구비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이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계룡대를 찾은 것은 역대 대통령 중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용산 국방부 청사나 청와대로 주요 지휘관들을 불러 오찬 간담회를 겸한 회의를 열었다. 대통령이 직접 육·해·공 3군 본부가 위치한 국군의 심장부를 방문해 북한 도발에 대해 엄중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기적인 면에서도 과거 대통령들이 취임 1~2년이 지난 뒤 지휘관회의를 주재했던 것과 달리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빠르게 회의를 열었다.
국방부는 윤 대통령에게 한국형 3축 체계를 주도할 ‘전략사령부’ 창설 계획을 보고했다. 한국형 3축 체계는 △유사시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요격 시스템인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등 세 차원의 대응 방안을 말한다.
전략사령부는 3축 체계의 핵심 전력인 정찰위성, 장거리공대지유도탄, 전술지대지 유도무기(KTSSM), 장거리지대공 유도무기, 사거리 확장형 패트리엇(PAC-3 MSE형) 미사일, 현무 계열 각종 탄도미사일, F-35A 스텔스 전투기 등을 지휘한다. 국방부는 내년에 부대 편제 등 창설 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고 2024년께 사령부를 창설하겠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윤석열 정부 국방정책방향’을 보고 받고 4가지 핵심 국방 현안 추진 방안에 대해 주요 지휘관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핵심 방안은 △북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획기적 강화 △인공지능(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신속 전력화 추진 △군 간부 근무 여건 개선 및 지휘관 지휘권 보장 △군 복무가 자랑스럽고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 보훈 등이다.
윤 대통령은 특히 “제2의 창군 수준으로 국방 태세 전반을 재설계하면서 국방혁신 4.0으로 과학기술 강군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군의 과학화를 강조했다. 그는 “병력 자원이 감소하고 있고 4차 산업혁명은 전쟁의 수행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첨단 과학기술에 기반한 군 구조 재설계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범정부 차원의 협업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들을 회의에 참석시키고 군의 과학화 훈련 체계 전환에 적극 협조할 것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아무리 첨단 과학기술 강군이 되더라도 확고한 대적관과 엄정한 군기가 무너진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병영 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아줄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 “군 조직은 사기를 먹고 산다”며 장병들의 복지와 사기를 고취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적극 발굴하라고 지시했다. 대선 공약이기도 했던 △2025년까지 병사 월급 200만 원 △간부 야간·휴일 근무 수당 신설 △직업군인 가족들의 주거·교육 환경 개선 등 대책들이 회의에서 재확인됐다.
한편 정부는 북한의 제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 하에 유사시 도발에 상응하는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국방부는 미국 알래스카주 아일슨기지 소속의 F-35A 6대가 한반도에 전개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위협 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문재인 정부 시절 폐지했던 한미연합 차원의 대규모 실기동 훈련들도 점진적으로 복원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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