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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노동자 집회 시끄럽다' 고소에…연세대 학생들 "학교서 정의 안 가르쳐"

연세대 학생들과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6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백양관 앞에서 연세대 학교 측이 청소경비 노동자 처우 개선에 책임질 것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연세대 일부 학생들이 학내 청소·경비 노동자들의 집회 소음으로 학습권이 침해됐다며 노조 측을 고소하는 일이 벌어지자 노조의 투쟁을 지지하는 학생들이 모여 학교 측을 규탄했다.

연세대 비정규 노동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는 6일 연세대 백양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자의 요구를 묵살하고 학생에게 정의를 가르치지 않는 연세대학교를 규탄한다”며 “노동자를 투쟁으로 이끄는 학교의 태도가 학습권 침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440원 임금인상, 정년퇴직자 인원 충원, 샤워실 설치 등 아주 상식적인 노조의 요구를 원청인 학교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연세대가 하루빨리 책임을 다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앞서 연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학교 측과 교섭이 결렬된 뒤 임금인상과 샤워실 설치 등을 요구하면서 4월부터 집회를 이어왔다.



이에 연세대 재학생 3명은 집회 소음으로 수업을 들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집회를 주도한 김현옥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장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5월 형사 고소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김 분회장 등을 상대로 수업료와 정신적 손해배상, 정신과 진료비 등 명목으로 약 640만 원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공대위는 청소·경비노동자와 연대하는 학생 약 2800명에게서 연·서명을 받았으며, 나임윤경 연세대 교수는 2학기 ‘사회문제와 공정’이라는 수업 강의계획서에서 이번 논란을 다루며 소송을 낸 학생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해슬 공대위 집행위원장은 “최근 고소 건은 모두 학교가 정의를 가르치지 않아 생긴 일”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 발언에 참여한 다른 학생은 “생계를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시끄럽다’, ‘공부에 방해된다’고 폄하하고 법의 논리를 통해 처벌하겠다고 했다”며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권리를 위협받고 있는 사람들을 법으로 단죄하겠다는 것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모순적이냐”고 따졌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현옥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분회장은 “우리 조합원들은 고소한 학생을 하나도 미워하지 않는다. 공부해야 하는 학생이기 때문에 (고소한 것을) 다 이해한다”며 “학교 측이 하루빨리 해결해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분회장은 학생들로부터 민·형사소송을 당한 당사자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학생 약 30명과 노조 조합원 약 1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노동자와 학생의 연대를 표현하기 위해 조합원들이 학생들에게 투쟁 구호가 적힌 빨간색 조끼를 입혀주는 퍼포먼스를 펼쳤으며 학생회관까지 행진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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