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 일부가 없는 미국 여자축구 선수가 국가대표가 돼 A매치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노스캐롤라이나 커리지 수비수 카슨 피켓(29)은 지난 29일 미국 유타주(州) 리오 틴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롬비아와 평가전에 선발 출전했다. 그는 미국의 2대 0 승리를 이끌어내는 데 일조했다.
이번 데뷔전으로 피켓은 미국 여자축구 국가대표팀(USWNT)에서 최초로 활약한 장애인 선수가 됐다. 그는 2017년 30살의 나이로 국가대표가 된 맥콜 제르보니에 이은 최고령 선수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피켓은 태어날 때부터 왼쪽 팔꿈치 아래가 없었다. 하지만 피켓의 팔은 축구를 향한 그의 열정을 막지 못했다.
2016년 미국여자프로축구(NWSL)에 데뷔한 피켓은 시애틀 레인과 올랜도 프라이드에서 주전으로 활약했고, 2017년엔 호주 프로 축구단에서 뛰었다. 그는 이달 초 미국여자축구 1부 리그 1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우면서 6월 리그 베스트11에 들기도 했다.
지난 2020년에는 나이키와 협업해 끈 없는 운동화를 제작했다. 피켓은 “두 팔과 두 손을 가진 내 부모님은 내게 신발끈 묶는 방법을 가르쳐줄 수 없었다”며 “신발끈을 묶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처럼 보였지만, 결국 나는 극복해냈다”고 고백했다.
피켓은 3년 전 한쪽 팔 일부가 없는 아이와 서로의 팔을 맞부딪히는 사진으로 온라인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당시 올랜도 프라이드 소속이던 피켓은 경기 중 관중석에서 자신을 응원하는 아이에게 다가가 자신의 왼쪽 팔뚝을 내밀어 ‘하이 파이브’를 했다. 해당 사진이 널리 퍼지면서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이 두 사람의 만남을 소개하기도 했다.
피켓은 “(어릴 적엔) 뜨거운 한여름에도 팔을 감추기 위해 긴팔 셔츠를 입고 다녔지만, 지금은 내 팔을 보여주는 걸 꺼리지 않는다”면서 “나와 같은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자신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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