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한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스태그플레이션과 부채가 결합한 복합 위기를 경고하며 증시가 반토막 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월가의 대표적 비관론자로 '닥터 둠'으로 불리는 루비니 교수는 30일(현지시간) 국제기고 전문매체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1970년대식의 스태그플레이션과 2008년식의 부채 위기의 결합으로 향하고 있다"며 "이는 스태그플레이션 부채 위기"라고 밝혔다.
루비니 교수는 우선 지금이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봤다. 당시와 같이 물가는 높지만 부채가 월등이 많다는 것이다. 전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공공부채는 1999년 200%에서 최근 350%까지 증가했다. 루비니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빠르게 정상화하면 빚이 많은 좀비 기업이나 가계, 금융사, 정부를 파산과 디폴트로 몰고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1970년대야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려도 민간, 공공부채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상관 없었지만 지금은 부채가 너무 많아 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 없는 도전적인 상황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루비니 교수는 2008년과도 일치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봤다. 2008년 금융위기의 경우 저물가와 디플레이션이 동반됐다. 신용위기로 수요 측면에서의 쇼크가 왔다. 하지만 지금은 더 높은 부채를 가진 가운데 공급 쇼크에 직면한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루비니 교수는 지금이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과 2008년식 부채 위기가 결합된 복합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주가와 관련 루비니 교수는 "주가가 현재의 베어마켓(고점 대비 20% 하락한 시장)에서 반등할까, 아니면 추가 하락할까?"라고 질문을 던지며 "전형적인 경기침체에서는 미국과 전세계 증시가 35%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다음 경기침체는 스태그플레이션과 금융위기를 동반할 것이기 때문에 주식 시장은 50%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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