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114 주택 시장 전망 조사에서 3년 만에 하락 응답 비율이 상승 응답 비율을 앞질렀다. 매수 심리 위축이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다시 심리가 위축되는 순환 구조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30일 부동산R114가 발표한 ‘2022년 하반기 주택 시장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8%는 하반기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승 전망을 예상한 비율은 24%에 그쳤다. 6개월 전 진행된 상반기 전망 조사 때만 해도 상승 비중이 48%로 하락 비중 14%의 3배를 넘겼다. 반 년 만에 추세가 뒤집힌 것이다. 이번 조사는 부동산R114가 올해 6월 7일부터 20일까지 약 2주 동안 전국 2275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매매 가격 하락을 전망한 이들 중 34.6%는 그 이유로 ‘경기 침체 가능성'을 꼽았고 33.8%는 ‘대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지목했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는 사실상 연관된 것으로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거시 경제 리스크에 의해 주택 시장이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봤다. 상승을 전망한 이들은 ‘서울 등 중심지 아파트 가격 상승(27.8%)’을 주 원인으로 선택했다. 여전히 공고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집값 상승세가 인근 지역으로 퍼지는 ‘동심원 구조’를 염두에 둔 답변으로 풀이된다.
전세 시장은 여전히 응답자의 40%가 상승을 예상해 하락을 전망한 이들(22.8%)보다 많았다. 상승 응답자 중 42.2%는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 증가’를 근거로 지목했다. 하락 응답자의 28.7%는 ‘최근 2~3년 전세가격 급등 영향’을 주요 원인으로 선택했다.
하반기 주택 시장의 핵심 변수로는 ‘거시경제 리스크’가 꼽혔다. 응답 대상자의 20.7%가 ‘한국은행 기준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20.0%가 ‘국내외 경기회복 속도 등 대외 경제여건’를 주요 변수로 선택했다. 부동산R114는 “금리가 6~7%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에서) 하반기도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대출 이자 상환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라며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제 성장 둔화와 대외 경제 여건도 불확실성이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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