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선된 민선 8기 지방자치단체장이 다음달 1일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하는 가운데 취임식이 예년에 비해 격식을 없애고 검소하게 진행된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을 감안해 형식보다는 내실 있게 취임식을 개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특히 산하 공무원들이 대거 참석하는 취임식 대신 지면 주민들을 초청하는 지자체가 많아 향후 지자체장 취임식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전망이다.
2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은 7월 1일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맞손신고식’을 주제로 취임식을 개최한다. 맞손신고식은 마주잡은 손으로 서로 협력한다는 ‘맞손’과 도민의 명령을 받아 낮은 자세로 ‘신고’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우수 정책제안자로 선정된 11명의 도민을 비롯해 정치·사회·복지·문화·예술·종교·스타트업 창업자 등 각계각층 대표 인사와 도민 등 500여명이 참석한다.
김 당선인은 이날 ‘경기도 비상경제 대응조치 종합계획’을 제1호로 결재할 예정이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 경제위기 상황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취약가구 지원 등 민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고 업무를 개시한다는 방침이다.
재선에 성공한 박형준 부산시장은 대내외적인 경제 상황을 고려해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검소하고 간결하게 취임식을 진행한다. 산하 실국장, 사업소장, 공사·공단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하는 이 자리에서 시장과 직원이 합심해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도시 부산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은 탑을 쌓는다. 취임식 비용은 각종 부대비용까지 합쳐 총 1400여만 원으로 책정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은 인천항 8부두 상상플랫폼 마당에서 취임식 겸 문화예술공연을 진행한다. 기존의 딱딱한 형태가 아닌 시민이 함께하는 문화예술공연으로 화합의 장을 열겠다는 취지다. 취임식 장소는 유 당선인의 1호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시작점으로 원도심 활성화를 비롯한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겠다는 상징적 의미까지 담았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의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취임식을 연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은 1907년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번진 국채보상운동을 기념하기 위해 1999년 12월 준공된 공원이다. 대구의 상징적인 장소를 물색하다 순국선열의 얼이 깃든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대구시정의 새 출발을 알리는 취임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당선인의 취임식은 문의문화재단지에서 도민 1500명가량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다. 취임식 행사를 유튜브로 중개해 국내외에 대청댐과 대청호, 청남대, 문의문화재단지 등의 도내 주요 관광지를 알린다는 계획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관광을 최우선으로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은 울산시청 대강당에서 60여명을 대상으로 조촐하게 열린다. 이날 취임식에는 지역사회에 감동을 전하거나 선행을 베푼 시민들을 특별 초청 형식으로 초대한다. 민선 8기 출범에 대한 각계각층 시민들의 희망을 모은 영상물 ‘시민의 말씀을 듣습니다’를 상영해 혁신 시정의 의지를 다짐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박완수 경남도지사 당선인은 기존 초청 인사 중심의 딱딱한 취임식 대신 추첨을 통해 시민 50명을 초청하는 행사로 취임식을 대체한다.
김영록 전남도지사 당선인과 강기정 광주시장 당선인은 취임식 당일 양 시도의 상생협력 차원에서 사절단을 교환하고 이색적인 이벤트를 연다. 전남도지사 취임식에는 광주시 사절단이 방문하고 광주시장 취임식에는 문금주 전남도 행정부지사를 단장으로 하는 전남도 사절단이 참석할 예정이다. 민선 8기 비전 선포식에 초점이 맞춰진 이날 취임식에는 전남 22개 시군과 광주시에서 가져온 흙에다 섬진강·영산강·탐진강의 물을 붓는 기념식수 이벤트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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