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계 대표적인 의원인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같은 당 박용진 의원을 향해 “이재명 의원에 대한 ‘비판을 위한 비판’을 제발 그만 좀 하시기 바란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도 “핵심 당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아무런 비전이나 가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안 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 네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 누구는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8·2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 의원의 당 대표 출마가 초읽기들어가자 친명계 의원들의 적극적인 ‘이재명 엄호’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의원이 이재명 의원의 유류세 인하와 공매도 한시금지 제안에 대한 비판을 “상식에 벗어나는 비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전부터 계속된 이른바 ‘박용진의 어그로 이재명’의 후속타인데 이번 건은 조금 도를 넘은 것 같아서 사실관계를 분명하게 말씀 드리고자 한다”며 “유류세 한시적 인하의 긍정적인 효과를 완전히 무시하고 있는 분석”이라고 쏘아붙였다.
김 의원은 “유류세가 인하되면 인하된 만큼 단가에 반영돼 소비자 부담이 줄어든다”며 “일부에선 유류세 인하만큼 유가 하락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지만 정유사들이 제대로 인하된 만큼 가격을 반영할 수 있도록 당국에서 철저하게 감시만 한다면 소비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가상승은 수출입물가지수 상승, 소비자 물가지수 상승, 국내물가지수 상승 등 물가 상승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며 “따라서 유류세 한시적 중단은 물가상승을 지연시키는 효과를 갖기 때문에 유류를 소비하는 소비자만이 아니라 국민 경제 차원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박용진 의원에게 현재 유가 상승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분명한 답 없이 같은 당 국회의원을 비판하는 것은 과연 적절한 건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공매도 한시적 금지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공매도와 주가하락과의 완전한 인과관계를 밝혀낼 순 없지만, 전체적인 경제 불안에서 오는 대폭락기에는 외국인의 대량의 공매도로 주식시장을 비정상적으로 폭락하게 만드는 부정적 기능도 있다는 것 또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처럼 주식시장 펀드멘탈이 약한 경우, 변동성이 강한 장세에서 외국인의 엄청난 양의 공매도는 하락한 종목에서 더 끝없이 하락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이유 때문에 금융위기를 비롯해 코로나19 등 전세계적인 주식시장 충격이 있을 때마다 각국에서 각국의 사정에 맞게 공매도를 일시적으로 금지시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의원은 “지금 우리 주식시장은 박 의원님 말처럼 가격거품 발생을 방지하는 공매도의 순기능을 걱정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물론 얼마까지 폭락해야 공매도를 한시적으로 금지할 수 있느냐는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만 폭락장에 자국의 주식시장, 그리고 국내 개인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일환으로 시행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맞받아쳤다.
정성호 “당원들, 누구는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
정성호 의원도 같은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심은 역시 민주당 정신 차리라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핵심 당원들은 국회의원이라는 자들이 아무런 비전이나 가치도 제시하지 않은 채 ‘내가 안 할 테니 너도 하지 말라, 네가 하지 않으면 나도 안 하겠다, 누구는 책임 있으니 나오지 말라’는 행태에 분노하고 있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주말 동안 지역 민심을 청취했다고 밝힌 정 의원은 "민주당의 내일을 이끌 지도자감이 안 보인다고들 하신다"며 "정치인들이 좀 더 당당하게 깃발을 들고 자신이 대안임을 주장하는 자신 있고 정직한 모습을 보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원 간담회에서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 정치하는 것인가’라고 질책한 당원의 질문에 답을 생각해 본다"고도 했다.
결국 정 의원은 지난 23∼24일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비명계와 반명계 의원들이 이 의원을 향해 당 대표 불출마를 촉구하자 이를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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