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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조직칩 기술로 신장세포 구현…CT검사 부작용 예측 방법 찾았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연구팀, 조영제 신독성 평가모델 구축

요오드화 조영제 사용하는 CT 검사 늘어나며 급성 신손상 부작용 사례 급증

3D 조직칩에 신장세포 배양해 미세환경 구현…신약개발 플랫폼 가능성도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3차원(D) 조직칩 기술을 활용해 인간 신장세포 환경을 구현함으로써 조영제의 부작용을 미리 예측할 수 있는 평가 모델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동물실험이나 임상시험 없이도 CT 검사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조영제의 신장 독성을 예방할 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도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연구팀이 3D 조직칩 기술을 이용해 조영제의 신독성 평가모델을 구축했다고 27일 밝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요오드화 조영제를 사용하는 CT 검사 및 관상동맥조영술이 매년 평균 5% 이상 증가했다. 덩달아 조영제 유발 급성 신손상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조영제 유발 급성 신손상은 통상적으로 전체 검사의 5% 이하에서 발생하지만 신부전·당뇨·심부전과 같은 질환을 동반하거나 고령, 신독성 약물 동시 투여 등의 위험인자를 가진 경우 발생률이 25%까지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에는 조영제의 신독성을 평가할 수 있는 적절한 실험모델이 부재한 탓에 조영제 신증에 대한 치료법을 특정하기 어려웠다.

김 교수팀은 3D 조직칩 기술을 이용해 인간의 신장세포를 기계 칩에 배양하고, 조영제를 칩에 주입해 신독성을 평가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다. 실제 임상에서는 삼투압이나 점도의 작은 차이를 검증하기 매우 까다로운 데 반해 김 교수팀이 개발한 실험모델은 인간의 신장 환경을 구현함으로써 미세한 조건 차이에 따른 세포 손상의 작은 차이까지 효과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특히 3D 조직칩에서는 유체의 흐름에 따른 전단응력(압력) 조절도 가능하다. 신장 기능이 감소한 환경에서 세포가 받는 압력 차이를 재현해 세포가 손상되는 기전을 규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의 신장 세포는 정상 세포와 달리 높은 압력이 존재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영제는 삼투 농도에 따라 고장성·저장성·등장성으로 나뉘는데, 현재 임상에는 주로 저장성·등장성 조영제가 사용된다. 등장성 조영제는 혈액과 삼투압이 동일해 부작용이 적은 차세대 조영제로 불린다.

분석 결과 전단응력이 낮은 정상 환경에서는 저장성 조영제의 신독성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전단응력이 높은 신부전 환경에서 신장세포는 저장성 조영제 뿐만 아니라 등장성 조영제 역시 신독성을 보였다.

연구를 주도한 김세중 교수는 “조영제 유발 급성 신손상은 단기적으로 신기능 저하로 인한 합병증, 입원기간 증가를 유발할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만성 신부전, 사망과도 관련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극적 예방과 진단이 필요하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각 조영제의 미세한 차이에 따른 신독성을 구분할 수 있게 되어 다양한 조영제의 신독성 모델을 만들 수 있을 뿐 아니라 신독성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신약 개발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한국연구재단과 산업통상자원부, 분당서울대병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머신(Micromachines)’ 최신호에 개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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