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김건희 여사의 ‘일정 관리’ 문제와 관련해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대신 기존 부속실에서 김 여사의 지원 인력을 증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던 김 여사가 최근 대외 활동을 크게 늘리면서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를 전담 관리할 제2부속실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여야를 막론하고 터져나왔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한 만큼 공약을 번복하는 대신 김 여사의 일정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제2부속실 폐지는 윤 대통령의 공약 사항이라 이를 파기하는 것은 어렵다”며 “김 여사를 담당할 부속실 인원을 2~3명 증원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통령실 부속실에서 김 여사를 전담하는 인원은 없다. 부속실 내 2~3명의 직원들이 김 여사의 일정이 확인되면 지원을 나가는 시스템이다. 대통령 일정을 지원하는 부속실 내에 대통령 배우자를 전담 지원하는 팀이 생기는 셈이다.
김 여사는 13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 후 공식·비공식 일정을 크게 늘렸다. 국민의힘 중진 의원 부인들과의 오찬, 김정숙 여사 예방 등 언론을 통해 알려진 일정들은 지난 일주일 동안만 6개에 달했다. 전날에는 윤 대통령을 동반하지 않고 단독으로 고 심정민 소령 추모 음악회에 참석하는 등 정치권 인사들과의 통상적 교류를 넘어 보훈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다만 김 여사 전담 체계가 완전히 자리 잡는 데는 적잖은 시일이 필요해 그 전까지는 잡음이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 보좌를 위한 인원으로 김 여사가 대표로 있던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 출신들의 채용을 검토 중인데 대통령실 채용에 필요한 신원 조회 등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앞으로 한 달 정도면 무리 없이 체계가 잡힐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편 김 여사는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 잔디 마당에서 열리는 주민 초청 행사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최종 무산됐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따로 챙겨야 할 일이 있어 부득이하게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김 여사를 둘러싸고 제기된 논란에 김 여사가 스스로 몸을 낮춘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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