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의 경찰 통제 시도에 임기 한 달을 남겨둔 경찰청장이 “직에 연연하지 않고 역사에 당당한 청장이 되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16일 경찰 내부망 '현장활력소'에 글을 올려 "행안부에 설치된 경찰제도개선 자문위원회를 중심으로 경찰 통제방안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동료 여러분의 걱정이 커지고 울분 또한 쌓여감을 잘 안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 행안부의 경찰 통제에 대해 반발이 고조되자 조직 분위기 수습에 나선 셈이다. 그간 경찰 내에서는 행안부의 경찰 통제 움직임이 구체화되는데도 경찰 수뇌부가 움직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김 청장은 경찰의 독립성을 지키겠다며 행안부의 경찰 통제 시도를 반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경찰청장으로서 지난한 역사를 통해 경찰동료·선배들이 지켜온 경찰법의 정신과 취지가 퇴색되지 않도록 주어진 소임과 책무를 다하겠다"며 "경찰의 민주성, 중립성, 독립성, 책임성은 국민으로부터 나오고 국민을 향하는 영원불변의 가치"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 비대화 우려와 관련한 경찰권 분산·통제 논의에는 언제라도 열린 마음으로 참여하겠다. 정상적이고 합당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경찰의 뜻과 의지를 확실히 개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 청장은 "현장 경찰관 여러분은 청장을 믿고 국민안전과 민생보호라는 본연의 책무에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김 청장은 "조만간 (자문위의) 구체적인 안이 발표되면 14만 경찰의 대표로서 여러분의 명예와 자긍심이 훼손되는 일이 없도록 우리 청의 입장을 명확히 표명하고 모든 노력을 다해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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