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우방국 국방장관들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위협적인 행동에 대해 한목소리로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대만 분열을 노릴 경우 전쟁도 불사하겠다며 강력 반발했다. 미국과 대만 간 전략 안보 대화(몬터레이 회담)도 다음 주 예정된 가운데 대만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 기싸움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12일 CNN과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10~12일(현지 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중국의 움직임이 인도태평양의 안보·안정·번영을 위협하고 있다”고 직격했다. 그는 중국군 항공기들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고 중국이 남중국해 인공 섬을 군사기지화하는 행동 등을 언급하면서 “도발적이고 불안정한 군사활동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대만은 다음 주 국가 안보 분야 비공개 고위급 대화인 몬터레이 회담을 열고 자위권 강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애니타 애넌드 캐나다 국방장관도 회의에서 지난달 중국군 전투기들이 인도태평양 공역에서 북한의 유엔 제재 위반 여부를 감시하는 캐나다 공군 초계기를 방해했다고 비판했다. 호주 역시 중국 전투기 한 대가 지난달 남중국해에서 자국의 초계기를 위험하게 가로막았다고 주장했다. 뉴질랜드는 중국이 태평양 섬나라들에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에 우려를 표했다.
중국은 되레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에 따르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기조 연설에서 미국의 남북전쟁까지 언급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역설했다. 그는 “누군가가 감히 대만을 분열시키려 한다면 중국군은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일전을 불사하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당국을 향해서도 “외국 반중 세력의 앞잡이 역할을 하다가는 결국 장기 말로 희생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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