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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LNG 70% 이상 유럽으로… 아시아 물량은 절반으로 ‘뚝’

미 LNG 수출서 유럽 비중 지난해 1/3서 '껑충'

푸틴 '에너지 무기화' 대비 차원이지만

아시아는 가스 공급난 우려 "비축 경쟁 이미 시작"





올 들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물량의 70% 이상이 유럽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유럽으로 가는 가스 공급을 언제든 차단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유럽이 가스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미국이 대대적인 ‘물량 지원’에 나선 것이다. 그러나 그만큼 아시아 등 다른 나라로 가는 가스 공급은 감소했다.

7일(현지 시간) 미 에너지관리청(EIA)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미국이 수출한 LNG 가운데 4분의 3 가량이 유럽으로 향했다. 지난해 미 LNG 수출 가운데 유럽 비중은 3분의 1에 불과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는 유럽 LNG 수입 중 미국산 점유율이 지난해 25%에서 2배인 50% 정도로 증가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올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자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유럽에 대한 가스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유럽이 이 지역에서 사용하는 가스 약 40%를 자국산에 의존한다는 점을 이용해 러시아가 유럽 가스 공급을 끊는 ‘에너지 무기화’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전쟁이 벌어지기 전에도 유럽은 코로나 19 팬데믹(대유행) 완화로 인한 경제·산업 수요 회복으로 가스 가격이 급등하는 ‘가스 대란’을 겪은 바 있다.



이에 따라 LNG 물량이 풍부한 편인 미국은 동맹 강화 차원에서 유럽에 대대적인 가스 지원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LNG 총 7160만톤을 수출한 미국은 호주(8760억톤)와 카타르(7740만톤)에 이어 3위 LNG 수출국이다.

유럽은 올해 안에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이를 미국이나 아프리카산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문제는 유럽 수출 물량이 늘어난 만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가스 공급량은 감소했다는 점이다. EIA에 따르면 올해 1~4월 LNG 수출 가운데 아시아 비중이 25%로 작년보다 절반 정도 크게 줄었다.

이런 이유로 아시아에서는 벌써 가스 비축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에너지 수입국들은 여름 동안 다음 겨울 성수기에 대비해 LNG를 쌓아 두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이미 비축 작업이 시작됐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내년 초 인도분까지 확보 중이며, LNG 공급업체들은 아시아로 가던 물량을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유럽 쪽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현물시장에 공급이 부족해지고, 인도나 파키스탄 등 개발도상국들이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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