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과이의 한 교도소에서 남성 수감자가 여장을 한 뒤 당당하게 걸어서 탈옥한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매체 abc컬러 등은 최근 마약거래 혐의 등으로 수감돼 있던 세자르 오르티즈(36)가 지난달 29일 탈옥했다고 보도했다.
범죄 조직의 두목인 오르티즈는 이날 한 여성과 면회를 가졌다. 그는 면회 도중 여성이 챙겨온 가발과 옷가지를 착용하고 색조화장과 인조손톱까지 붙였다. 이후 면회가 끝난 뒤 3~4곳의 검문대를 통과해 당당하게 교도소 정문을 나섰다. ‘완벽한 여장’에 속은 교도소 직원은 친절하게 직접 문까지 열어주는 모습도 포착됐다.
파라과이 교정당국은 수감자의 인권 보호를 위해 남녀 독실 면회를 허용하는데, 오르티즈는 이를 악용해 탈옥을 계획했다. 현지 언론은 오르티즈가 건장한 체격임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예쁘장한 외모 덕분에 ‘귀여운 뚱보’로 불렸고 탈옥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자유는 오래가지 못했다. 탈옥 사실을 알아챈 교도관들은 일대를 수색했고, 교도소 주변에서 배회하던 오르티즈를 검거했다. 탈옥을 했지만 그를 데리러 오기로 한 조직원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아 기다리던 중에 붙잡힌 것이다.
교정당국은 오르티즈 탈옥과 관련해 즉각 내부 조사를 했고, 당시 근무했던 교도관 20여명을 해임했다. 에드가르 올메도 파라과이 치안장관은 “보안이 더 철저한 교도소로 ‘귀여운 뚱보’를 옮길 것”이라고 밝혔고 오르티즈는 다른 교도소로 이송됐다. 현지 네티즌들은 “부패한 교도관들도 탈출의 공범이다”, “이 정도의 보안이면 수백 명이라도 탈옥할 수 있겠다”라며 교정당국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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