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저 앞에서 확성기로 원색적인 욕설을 일삼던 극우단체가 이번엔 수갑 시위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3일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위치한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의 철제 울타리에 수갑 수십개를 걸고 ‘문재인 체포’가 적힌 현수막을 걸었다. 앞서 조를 나눠 확성기, 스피커, 꽹과리 등을 동원해 밤낮으로 장송곡과 애국가를 틀고 욕설과 모욕, 협박이 뒤섞인 집회를 벌이다가 경찰의 집회 금지 통보를 받은 직후다. 평산마을 주민들은 계속되는 소음과 욕설에 지난달 24일 폭력적 집회에 항의하는 맞불 시위를 진행했으며, 집회로 인해 불면증·환청 등의 증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았다는 주민 10여명의 진단서를 첨부한 진정서를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은 입구에 "마을안길 외부차량 출입금지"라는 팻말을 세워놓은 상태다. 문재인 전 대통령 측도 지난달 "마을 주민과 함께 피해 당사자로서 엄중하게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문 전 대통령 부부는 5월 10일 평산마을로 귀향했다. 이후부터 보수단체와 유튜버들의 집회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의 비서실은 "주민들의 일상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건강한 삶마저 위협받는 그야말로 생존의 문제가 됐다. 더는 좌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극우 단체의 욕설이 이어지는 시위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비서실은 "집회·시위의 외피를 쓰고 매일 반복적으로 행해지는 반이성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알림으로써, 이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정면으로 다뤄지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이 같은 반이성적 행위를 원천적으로 규제할 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해 실천적 논의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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