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방송을 교육방송 형태로 개편하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의 공약과 관련, 방송인 김어준씨가 "그냥 저만 퇴출시키면 된다. 억지스럽다"고 날을 세운 것을 두고 김근식 경남대 교수가 "억지스럽게 퇴출당하는 피해자 코스프레 하려고 하느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전략비전실장을 맡았던 김 교수는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오 당선인에게 퇴출시켜달라고 생떼쓰지 말고 스스로 걸어나가면 된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프리랜서 방송인이니까 그냥 쿨하게 방송 그만하겠다고 스스로 하차하면 될 일이다. 퇴출하라고 겁박 말고 본인이 퇴장하면 된다"며 "퇴출될 각오가 섰으면 시끄럽게 굴지 말고 조용히 걸어나가서 개인 유튜브에서 열심히 떠드시라"고 거듭 강한 어조의 비판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또한 "김씨만 쿨하게 나가주면 서울시 의회에서 합리적 토론을 거쳐 직원들 불안하지 않게 새로운 방송 역할로 TBS 조례를 개정하면 된다"며 "교육 사각지대의 서울 시민에게 질 높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오 당선인의 '약자와의 동행'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새로운 서울시 방송으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김씨는 이날 자신이 진행을 맡고 있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지난 1일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 대한 평가를 전한 뒤 "뉴스공장의 운명도 짧게 얘기해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김씨는 "교통방송을 교육방송으로 바꾸는 계획이 있는 것 같다"며 "그냥 저만 퇴출시키면 되지 무슨 억지스럽게 교육방송인가"라고 했다.
김씨는 또한 "오세훈 시장 스타일이 그렇다. 자신의 진짜 의도에 그럴듯한 포장지를 잘 씌운다"며 "그런다고 사람들이 모르나. 오세훈 시장이 어떻게 할지 다같이 관전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오 당선인은 선거 기간 중 시의회 구도가 달라지면 TBS 핵심 콘텐츠를 교통·시사에서 교육으로 전환해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해소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당시 오 당선인은 "교통방송 기능이 거의 사라졌지만 이미 받아놓은 주파수를 반납하긴 아깝다"면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평생교육이 굉장히 중요해지는데, 인터넷과 방송이 융합되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난다. 그런 구상 하에 기능 전환을 구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에서 오 당선인인 사상 첫 '4선 서울시장'이 되고, 서울시 의회도 12년만에 여당인 국민의힘 위주로 새판이 짜여지면서 TBS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TBS 노조가 "방송 편성에 관한 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이라고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향후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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