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사 개표는 한 편의 ‘역전 드라마’와 다름없었다. 두 후보의 최종 득표율은 김동연 49.06%(282만 7593표)와 김은혜 48.91%(281만 8680표)였다. 이들의 운명은 8913표(0.15%포인트) 차로 갈렸다.
개표가 시작된 1일 밤까지만 해도 상황은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에게 유리했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에서 김은혜 후보가 49.4%로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48.8%)를 넘어서는 결과가 나오자 경기 수원시에 설치된 김은혜 후보 측 선대위 상황실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김학용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해 선대위 관계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김은혜”를 외쳤다. 다만 두 후보 간 격차가 10%포인트에 못 미치는 경합 상황에서 신중히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1일 오후 10시 20분 개표율이 10%였을 때만 해도 김은혜 후보의 득표율은 51.60%로, 김동연 후보(46.25%)를 5%포인트 이상 앞섰다. 줄곧 50% 이상을 유지하던 김은혜 후보의 득표율은 2일 0시 43분 개표율이 40%를 넘어갈 시점에 처음으로 40%대로 떨어졌다.
개표율 41.55% 지점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49.94%(119만 5596표), 김동연 후보가 47.99%(114만 8821표)를 기록하며 두 후보 간 득표율 격차는 처음으로 1%대로 좁혀졌다. 개표가 절반 이상 이뤄진 오전 2시에 이르러서는 두 후보 간 득표율 차이가 0.9%포인트대로 줄어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그래도 출구조사에서 우위라고 나왔던 만큼 국민의힘은 당선 가능성을 굳게 믿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피 말리는 접전은 개표가 90% 이상 끝난 오전 5시부터 시작됐다. 2만~3만여 표를 유지하던 두 후보 간 표 차는 단숨에 1만 표대로 줄더니 오전 5시를 넘어서자 6000여 표로 좁혀졌다.
개표율 95%가 넘어서자 김동연 후보의 득표에 가속도가 붙었다. 순식간에 두 후보 간 표 차는 100여 표로 떨어졌고 개표를 불과 3%만 남겨 놓은 오전 5시 31분 김동연 후보는 처음으로 김은혜 후보를 앞질렀다. 김동연 후보는 선두를 한 번 차지하고 난 뒤로 표 차이를 8000표 이상까지 벌리면서 최종 승리를 차지했다.
김동연 후보는 “오늘의 승리는 저 김동연 개인의 승리가 아닌 변화를 바라는 우리 도민 여러분, 또 국민 여러분들의 간절함과 열망이 어우러져서 오늘 승리를 만들어주셨다”고 당선 인사를 했다. 김은혜 후보는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승리하지 못했다”며 승복 선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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