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공장 직원이 군인으로?…푸틴 '대역배우' 동원했나

군 병원 위문한 푸틴, 배우 고용해 부상병 연기 의혹

“러 정부, 전부터 사진 연출…일반 대중과 접촉 회피”

지난 25일(현지시간) 흰색 의료 가운을 입은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대통령이 군 병원에 입원한 부상병들과 의료진을 격려한 가운데 이날 부상병으로 등장한 한 남성이 2017년 러시아 첼라빈스크 공장에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은 직원과 같은 인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더선 캡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모스크바에 있는 군 병원에 위문 방문했을 당시 전문 배우를 부상병인 척 연기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9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선은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서 푸틴 대통령이 일반 대중과 사진을 촬영할 때 대역 배우를 쓰고 있다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5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자국군 부상병을 위문했고 러시아 국영방송은 이 장면을 송출했다. 흰색 의료 가운을 입은 푸틴은 “모두 영웅이다”라며 군 병원에 입원한 부상병들과 의료진을 격려했다. 그런데 이날 부상병으로 등장한 한 남성이 2017년 러시아 첼라빈스크 공장에서 푸틴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은 직원과 같은 인물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신장과 머리 모양, 서 있는 자세 등 신체적 특징이 유사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러시아군 의료진과 악수하는 푸틴 대통령. AP연합뉴스

이에 러시아 선전 반대 활동가인 애덤 랑은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어렵다”라며 “러시아 정부가 사진 촬영에 배우나 정부 관계자를 일반인의 대역으로 쓰는 것은 전부터 알려진 사실이다. 2011년 모스크바 격투기 경기에서 푸틴 대통령이 야유를 받은 이후 러시아 정부의 연출이 심화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2007년 푸틴 대통령과 사진을 찍은 에스토니아 내 친러시아 시위대 가운데 네 명은 2014년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도 등장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푸틴 대통령이 일반 대중과의 접촉을 계속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