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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폭탄 1개 만들 농축우라늄 보유” 핵 합의 ‘급랭’ 위기

IAEA "우라늄 비축량, 제한선 18배"

협상 자체도 교착… "최대 위기 직면"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왼쪽) 이란 대통령이 모하메드 에슬라미 이란원자력청장과 지난해 10월 이란 남동부에 있는 부셰르 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한 모습. AFP연합뉴스




이란이 핵폭탄 1개를 만들기에 충분한 양의 농축 우라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핵 프로그램을 축소 또는 동결하는 조건으로 대(對)이란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핵 합의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조 바이든 미 정부 출범과 함께 재개된 협상이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 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핵 합의에 따라 이란 핵 사찰을 진행해 온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란이 비축한 순도 60%의 우라늄이 43.3㎏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핵폭탄 1기를 제조하고도 남는 양이라고 IAEA 측은 설명했다. 순도와 무관한 이란의 농축 우라늄 비축량이 총 3809.3㎏에 달한다는 내용도 보고서에 담겼다. 이는 2015년 서방이 이란과 핵 합의를 시작하며 제시한 비축 제한선(202.8㎏)보다 18배나 많은 규모다.

IAEA는 또 이란이 자국 내 3곳에서 탐지된 ‘미신고 핵물질’과 관련해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2018년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일방적으로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은 우라늄 순도를 핵무기급에 가까운 60%까지 높이는 등 핵 활동을 재개하고 자국 내 핵 물질에 대한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번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이란 내 핵 물질은 당시 활동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현 상황이 핵 합의 전제인 이란의 ‘핵 포기’ 의지를 의심케 한다고 전했다. 미국이 탈퇴한 지 3년 만인 2021년 4월 재개된 협상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는 의미다.

이란 핵 합의는 당사국들이 어렵게 테이블에 다시 모여 앉은 이후에도 삐걱거렸다. 협상을 재개한 바이든 정부는 이란이 핵 무기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새로운 규제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란 측은 제재 해제가 우선이라며 맞섰다. 지난해 6월 치러진 이란 대선에서 강경 보수 성향인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협상이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올 2월에는 핵 합의 협상문 초안이 마련됐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실제 합의가 성사됐다는 소식은 아직 들려오고 있지 않다. 로이터는 “이란은 계속 핵 무기 제조에 관심 없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미국 등 서방은 이란의 진의를 의심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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