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이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를 보좌할 조직을 신설할 지에 대한 고심에 들어갔다. 윤 대통령이 영부인을 담당하던 과거 청와대 제2 부속실을 폐지시키면서 최근 김 여사가 활동할 때 마다 공적인 일인지 사적인 일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다. 대통령실 내에서는 김 여사가 휴일과 업무 이후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은 만큼 대통령실이 따로 보좌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여사님만을 서포트(지원)한다는 게 아니라 부속실 내에서 여사님 업무도 담당할 수 있는 직원들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 직원이) 450∼500명 되는데 일단 30% 감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수석(비서관)을 없애 청와대를 기구 중심이 아니라 일 중심, 어젠다 중심으로 바꾸겠다”며 “집권하면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대통령실은 기존 8수석제에서 5수석제로 축소됐고, 김 여사의 활동과 일정을 담당할 조직 역시 사라졌다. 제2 부속실 역시 폐지됐다.
이 때문에 김 여사의 활동의 성격을 두고 최근 갑론을박이 일어나는 상황이다. 김 여사는 지난 27~28일 연이틀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을 방문했고 관련 사진을 팬클럽인 ‘건희사랑’ 페이스북을 통개 공개했다. 대통령과 관련된 사진은 통상 대변인실 등을 통해 공개되어야 한다. 하지만 보안구역 내에서 촬영한 사진이 팬클럽에 올라가자 논란이 빚어졌다.
대통령실은 이에 대해 전날 "(사진은) 김 여사 카메라로 찍은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가 "부속실 직원이 찍었으며, 보안 규정상 특별히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김 여사의 폰에는 보안 애플리케이션 등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느냐는 질의에는 “대통령과 같다”고 답했다. 대통령 배우자는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청사 출입 시 휴대전화에 보안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지 않아도 되고 사진 촬영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자 혼란만 더 커지는 분위기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지금 부속실이 아시다시피 과거의 영부인, 여사를 담당한 제2 부속실은 없는 상태"라며 “앞으로 활동할 때 보좌기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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