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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수용…우리 국민의 이중적 태도가 가장 문제죠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

유입과 사회통합은 동전의 양면

데이터 수집·콘트롤타워 등 필요

이민자 노동 대체성 크지 않지만

“외국인 일자리 뺏는다” 비난도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




“이민 정책을 세우는 데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적정 인구를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이미 2015년에 1억 명이라는 기준을 마련하고 이를 기반으로 인구 정책을 세우고 있죠. 우리도 어느 정도의 인구 규모가 사회 경제적으로 가장 바람직한 지 고민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

강동관(62·사진) 이민정책연구원장은 17일 서울 신정동 사무실에서 가진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민, 외국인 정책이 수시로 바뀌는 것도 적정 인구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원장은 미국 캔터키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한국재정학회장, 이민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을 거쳐 2020년 1월 원장으로 취임했다.

그에게 이민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이 존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특히 저출산은 이민을 더 이상 먼 나라의 얘기가 아닌 것으로 만들었다. 강 원장은 “지난해 국내 333개 대학의 입학 정원은 48만 명이지만 출생아 수는 27만 명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생산 연령 인구 감소 등의 문제까지 생각한다면 이민에 대한 고민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이민자나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사회적 수용성은 다른 나라에 비해 높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경제가 좋을 때는 그래도 낫다. 문제는 경기가 나빠졌을 때다. 이때는 모든 원인을 이민자 혹은 외국인에게 뒤집어씌운다. 최근에는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MZ세대 중심으로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높아졌다고 한다. 이민자에 의한 노동대체성이 낮은 게 사실이지만 이러한 얘기가 통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그는 "외국인들이 가는 일자리는 우리나라에서는 젊은이들이 가지 않아 인력을 구하기 힘든 곳들”이라며 “그럼에도 외국인들이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강동관 이민정책연구원장




강 원장은 이민자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태도에 모순이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 국민이 해외에 나가는 것은 괜찮고 다른 나라의 이민에는 쌍심지를 켜고 보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것이다. 그는 “국내 외국인은 200만 명이지만 재외 한인들은 750만 명에 달한다”며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려면 외국에 나간 우리 국민들은 모두 쫓겨나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또 있다. 외국인들을 대하는 태도가 이중적이라는 것이다. “국적에 따라 구분하는 ‘국내총생산(GDP) 차별’이 대표적이죠. 미국이나 유럽인에서 온 사람들에게는 호의적이지만 동남아나 아프리카 등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에서 온 외국인들은 깔봅니다. 사회 통합을 위해서라도 사라져야 할 대상입니다.”

강 원장은 항상 하는 얘기가 있다. ‘노동자를 유입한 줄 알았는데 사람이 들어오더라'는 것이다. 노동력이 필요해서 외국인을 받아들였는데 그들의 문화까지 같이 들어왔다는 것이다. 다문화 사회에 대한 수용성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는 “외국인 유입과 사회 통합은 결국 동면의 양면과 같다”며 “이민자의 다양한 문화를 수용하는데 있어 행복 추구와 차별 금지라는 헌법적 기준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고 사회 통합을 이루기 위해 세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먼저 이민자들을 받아들일 때 우리 사회가 얻는 이익과 비용을 비교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민 정책을 세우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이익, 산업 효과 등을 면밀히 분석해 국민들에게 제시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이민자 관련 데이터를 모을 수 있는 정보통계원과 같은 기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사회통합기금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예멘 난민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제기됐을 때 비판의 핵심은 왜 우리 국민이 낸 세금으로 그들을 도와줘야 하냐는 것이었다. 강 원장은 “이민자들이 내는 수수료와 범칙금 등의 규모가 약 1,300억원 가량 된다"며 "이를 재원으로 이민자들을 도와준다면 국민적 저항은 줄어들 것"이라고 제안했다.

부처별로 흩어져 있는 관련 부서를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강 원장은 “법무부, 여성가족부, 고용부, 기획재정부 등으로 이민 정책 관련 부서를 처나 청으로 통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이왕이면 독립적인 부서인 청으로 가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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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규 기자 여론독자부 sk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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