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중립국 노선을 추구해 온 핀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공식 천명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핀란드 대통령에게 "나토 가입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국의 나토 가입 계획을 설명했다. 크렘린궁은 이 계획을 들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가 핀란드 안보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기 때문에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나토 가입이 양국 관계에 해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통화 이후 니니스퇴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로 "대화는 직접적이고 솔직했으며 동시에 긴장을 피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이날 통화는 12일 핀란드 대통령이 총리와 공동성명으로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는 입장을 낸 지 이틀만에 진행됐다. 핀란드는 1939~1940년 겨울전쟁에서 구 소련에 참패한 뒤 나토에 가입하지 않으며 '군사 비동맹' 노선을 추구해 왔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안보 강화 여론이 높아졌고 결국 중립국에서 벗어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는 12일 핀란드 나토 가입 추진 성명 발표 이후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한편 러시아 국영에너지기업 인테르 RAO자회사인 RAO노르딕은 14일 0시 핀란드에 대한 전력 공급을 중단했다. 결제 대금이 지불되지 않았다는 이유지만, 러시아와 핀란드 간 긴장 고조 속에 이뤄진 조치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러시아 전력은 핀란드 전력 소비의 10%를 차지한다. 핀란드 전력망 회사인 핀그리드는 공급 중단 바표 이후 핀란드 전력 수급에는 별다른 타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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