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9일 인사청문회에서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공방 만큼이나 후보자 개인과 가족의 신상문제가 도마 위에 오를 전망이다. 앞서 ‘조국 사태’로 홍역을 치렀던 더불어민주당은 공수 교대가 되자 한 후보자를 상대로 파상 공세를 벼르고 있다.
8일 법조계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따르면 한 후보자가 전날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회 서면질의 답변서에는 배우자, 직계존비속 등 가족과 관련한 질의사항이 100건에 육박했다. 민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모친의 아파트 편법 증여 △농지법 위반 △배우자 위장전입 △배우자 직업 관련 이해충돌 △장녀의 ‘부모 찬스’ 등 의혹이 제기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의 인사 청문회에서 시작된 각종 의혹으로 코너에 몰렸던 만큼 수사를 주도했던 한 후보자의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가장 큰 쟁점은 부동산 문제다. 한 후보자는 1998년 모친이 근저당권을 설정한 신반포 청구아파트를 사들이는 과정에서 편법 증여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다. 이 아파트는 정모 씨가 한 후보자 모친으로부터 돈을 빌려 샀는데 한 달 뒤 한 후보자가 다시 매입하면서 근저당권이 해제됐다. 한 후보자는 “약 1억 원대 초반의 매매대금은 급여와 예금, 어릴 때부터 부모로부터 여러 차례 적법하게 증여받은 돈 등으로 지급했다”면서도 “당시 군법무관 훈련으로 모친이 절차를 대신 진행했기 때문에 구체적인 등기 과정이나 경위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고 해명하고 있다.
한 후보자는 ‘본인과 가족이 부동산 거래를 하면서 실제 거래금액과 다른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 “확인 결과, 실거래가와 다르게 신고한 사실이 있다”고 밝혀 청문회에서 집중 추궁이 예상된다. 이밖에도 한 후보자는 아버지 농지를 상속받은 뒤 농사를 짓지 않고 장기간 보유해 농지법을 위반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배우자와 관련해선 외제차 구입 때 내는 지방채 가격을 낮출 목적으로 서울에서 경기도로 위장 전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후보자는 “2007년 차량을 사면서 매수 및 등록 절차를 맡은 자동차딜러가 배우자의 주민등록을 무관한 곳으로 일시 이전했다”며 미리 확인 못한 자신의 불찰이라고 밝혔다.
한 후보자 장녀의 ‘부모 찬스’ 논란도 예상된다. 한 후보자 장녀가 어머니 친구인 기업 임원을 통해 복지관에 노트북 50대 기부하도록 주선하고 단기간에 논문·전자책을 여러권 써낸 뒤 미국 매체에 돈을 내고 광고성 기사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스펙을 쌓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윤호중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부모 찬스로 입시용 기부 스펙 쌓기, 셀프 기사 작성 등 허위 스펙 풀코스를 거친 것 같다”며 “경찰과 공수처는 즉각 수사를 개시하고 자택은 물론이고 관련자와 단체를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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