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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2야드 샷으로 강풍 뚫은 김아림, 14m 버디 퍼트로 '쐐기'

KLPGA 챔피언십 최종

고국 나들이서 첫 국내 메이저 우승

"다양한 탄도·구질 연습 효과 봤다"

핀 위치 등 악조건에 경쟁자들 부진

'첫승 간절' 이가영 3타차 단독2위

1~3R 선두 김효주 7타 잃고 4위

김아림이 KLPGA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 2번 홀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 제공=KLPGA




우승 트로피 들고 포즈 취하는 김아림. 사진 제공=KLPGA


175㎝의 큰 키로 마음만 먹으면 300야드를 때리는 ‘장타여왕’ 김아림(27·SBI저축은행)은 플레이의 세밀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변별력 높은 코스와 강풍, 메이저 대회라는 중압감 속에 빛을 발하며 모처럼 출전한 국내 대회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그는 “미국에서 필요성을 느껴 높고 낮은 탄도, 드로와 페이드 등 다양한 구질의 샷을 작년 내내 꾸준히 연습한 덕을 봤다”고 말했다.

1일 경기 포천의 일동레이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크리스 F&C 제44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 4라운드.

김아림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정상에 올랐다.

2020년 12월 US 여자오픈 우승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를 주 무대로 활동 중인 김아림의 KLPGA 투어 통산 3승째다. 2019년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제패 이후 2년 9개월 만인 고국 대회 우승을 KLPGA 투어 첫 메이저 왕관으로 장식해 더 큰 기쁨을 맛봤다. 초청 선수로 고국 나들이에 나선 그는 국내 최고 역사 대회 우승의 영예와 함께 상금 2억 1600만 원을 손에 넣었다.



이날 선두 김효주(27)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경기를 시작한 김아림은 폭발적인 장타력으로 시속 20㎞를 넘나드는 강풍을 뚫고 짜릿한 역전극을 펼쳤다. 김아림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KLPGA 투어 평균 드라이버 샷 1위를 기록한 대표 장타자다.

강한 바람과 까다로운 핀 위치 탓에 경기는 인내심 대결 양상으로 흘렀다. 김아림은 2번(파5)과 3번 홀(파3)에서 버디와 보기를 맞바꾼 뒤 4번(파4)과 8번 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냈다. 전반을 마쳤을 때는 제자리걸음을 한 김효주에 2타 뒤진 2위에 자리했다.

김아림은 후반 들어서는 15번 홀까지 파 행진을 벌였지만 선두권 선수들이 줄줄이 타수를 잃으면서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다. 뒷조에서 안정된 경기를 펼치던 김효주가 10번 홀(파4) 보기, 11번 홀(파4) 더블 보기로 흔들리는 사이 앞조의 이가영(23)과 공동 선두가 된 김아림은 이가영이 14번 홀(파4)에서 1타를 잃으면서 1타차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김효주는 14번 홀(파4)에서 벙커를 전전하며 트리플 보기를 적어내 우승 경쟁에서 밀려났다. 1타 차 2위로 출발한 이승연(23)은 1번 홀(파4)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올랐지만 이후 14번 홀까지 보기만 5개를 적어내며 우승과 멀어졌다.

15번 홀(파5)에서 322야드 초장타를 뿜어낸 김아림이 우승에 쐐기를 박은 건 퍼트였다. 이가영에 1타 차로 불안한 선두이던 16번 홀(파4)에서 김아림은 14m 가량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넣은 뒤 왼손으로 퍼터를 번쩍 들고 포효했다. 이가영이 16번 홀(파4)에서 1타를 더 잃으면서 3타 차 리드를 안은 그는 마지막 18번 홀(파3)에서 어프로치 샷을 홀 바로 옆에 붙여 팬들에게 서비스도 선사했다.

2019년 데뷔한 이가영은 이븐파 72타(버디 3개, 보기 3개)를 쳐 3타 차 준우승(9언더파)을 했다. 지난해 5차례나 챔피언 조에서 경기하고도 생애 첫승을 거두지 못했던 이가영은 이번에도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1∼3라운드 선두를 달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바라봤던 김효주는 후반에만 7타를 잃은 끝에 7오버파 79타를 적어내 박민지(24)와 함께 공동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40년 만에 이 대회 3연패 달성 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박현경(22)과 시즌 상금 랭킹 1위 유해란(21)은 나란히 4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랐다. 공동 10위에는 이소미, 박지영 등을 포함해 9명이 몰렸다.

김아림은 “안전한 플레이를 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 버디를 주워담자는 전략으로 나섰는데 잘 됐다”고 자평한 뒤 “16번 홀 긴 버디 퍼트는 약간의 운이 따르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미국 생활은 연습 환경도 좋아 행복하게 하고 있다”는 그는 2일 출국해 13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개막하는 LPGA 투어 파운더스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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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영 기자 골프팀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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